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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드는 童心… 가정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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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드는 童心… 가정이 위험하다

입력
2007.04.3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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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한살인 김연희(가명ㆍ여)는 최근 친아버지에게 주먹과 발로 온몸을 수 차례 폭행 당했다. 방바닥에 낙서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전에도 연희는 밥을 늦게 먹는다고 쇠 빗자루로 머리를 수 차례 얻어맞았다. 이웃의 신고로 연희의 아버지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고, 연희는 겨우 폭력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6세 조소희(가명ㆍ여)는 2년 전부터 최근까지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밤에 구걸을 나갔다. 아버지는 소희가 번 돈으로 매일 술을 마셨고 딸에게 폭행을 가했다. 온몸이 상처 투성이로 거동조차 힘들던 소희는 낮에는 3세 여동생을 돌보며 집안 청소를 도맡아 해냈다. 학대를 지켜본 이웃의 신고로 아버지는 구속됐고 소희와 여동생은 현재 사회시설의 보호를 받고 있다.

부모들의 아동학대 실태가 위험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29일 발간한 ‘2006 전국아동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의 80.9%는 가정에서 발생했으며 학대 행위자의 83.2%가 부모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 학대 상담신고 건수는 8,903건에 달했다. 이는 2005년(8,000건)보다 11.3%나 늘어난 수치다. 상담신고 건수 중 실제 아동학대 사례로 판정돼 정부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보호를 받은 아동의 사례는 5,202건으로 전년에 비해 12.3% 급증했다. 피해아동 중 50.2%가 초등학생에 해당하는 만 7~12세 아동이었다.

유형별로는 방임(보호자의 양육과 보호가 소홀해 아동의 정상적인 신체 발달을 저해하는 행위)이 2,842건(38.8%)으로 가장 많았으며 정서적 학대(언어적 위협과 감금을 하는 행위)가 2,182건(29.8%)으로 뒤를 이었다. 신체학대는 1,827건(24.9%)였으며 성학대도 372건(5.1%)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방임은 3년 연속 아동학대 사례의 35% 이상을 차지해 사회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상담사례 중 아동이 매일 학대 받는 경우도 2,548건(49%)에 달했으며 2,3일에 한번 꼴은 523건(10.1%)이었다. 학대로 인해 사망한 아동은 7명이었다. 1명을 제외한 아동은 모두 친부모의 학대에 의해 사망했다.

아동학대 신고사례가 늘었지만 피해 아동에 대한 정부나 사회기관의 조치는 여전히 미진했다. 학대 아동에 대한 사후 조치는 일시보호(30.1%)와 개별 상담(24.6%), 집단 상담(4.8%) 등 단순조치가 85.2%를 차지했다. 반면 임상심리치료사 등을 통한 심리와 외상치료 비중은 14.8%에 불과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특히 성 학대를 받은 아동은 만성적인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리기 때문에 심리치료를 병행해야 한다”며 “피해 아동을 위한 거주형 치료시설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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