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55) 한화그룹 회장과 수사기관의 악연이 질기다. 김 회장은 1993년 당시 10대그룹 회장으로서는 처음으로 검찰에 구속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93년 4월 김 회장이 미 영화배우 실베스터 스탤론으로부터 미국 LA에 있는 호화저택을 470만달러에 사들였다는 진정을 검찰에 접수했다.
김 회장은 진정 접수 직후 해외로 출국했고 6개월 만인 10월에야 입국했다. 그는 3차례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끝에 11월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계열사였던 태평양 건설이 79년부터 83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받은 650만 달러를 빼돌려 호화저택을 구입한 혐의였다.
김 회장은 대검 중수부에서 대선자금 관련 수사가 한창이던 2004년 1월 검찰의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지기 하루 전 미국으로 출국했다. 검찰은 김 회장이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불법정치자금 10억원을 건넨 사실을 밝혀냈다.
김 회장은 구속됐던 서 전 대표가 1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나자 8개월만인 2004년 8월 귀국해 한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후 불구속 기소됐다.
김 회장은 2004년 11월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검찰에 의해 출국금지 당하기도 했다. 대검 중수부는 김연배 당시 한화그룹 부회장을 입찰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했지만 김 회장에 대해서는 2005년 3월 한차례 소환 조사한 후 무혐의 처리했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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