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 도입 주장이 한나라당에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4ㆍ25 재보선 참패에 따른 당 쇄신책의 하나다. 하지만 대선 주자들이 어렵게 합의한 경선 룰(8월에 20만명의 선거인단으로 치르는 방안)의 근간을 흔드는 일인 데다 흥행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아직은 많은 편이다.
논란의 저변엔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대표 간 입장 차이도 깔려 있어 도입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27일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당 전략기획본부나 여의도 연구소에서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문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경선 룰이 어렵게 타협됐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새로운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당이) 좀먹고 있는 상황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안상수 의원은 26일 긴급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이 15, 16대 대선에서 실패한 이유는 다른 세력을 껴안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해 좋은 후보들을 삼고초려해서 데려오고 뉴라이트나 국민중심당과도 같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만 놓고 게임을 하면 “싱겁고 신선도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심재철 홍보본부장은 “현재의 경선 방식으로는 국회의원 및 당원들의 줄서기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최소한 40만명 이상의 국민이 경선에 참여해야 민심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다”고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지지했다.
반면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은 “2005년 당 혁신위 때부터 만들어진 경선 틀을 이제 와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한다고 해도 ‘빅2’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흥행에 영향을 줄 만한 다른 주자가 들어오기 힘들다”고 반대했다.
이들의 입장은 각각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측 입장과 상통한다. 당심(黨心) 보다 민심에서 우위를 보이는 이 전 시장측은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에 전향적이지만, 민심보다 당심을 더 자신하는 박 전 대표측은 현행 경선 룰을 선호하고 있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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