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즉생(必死卽生). KTF의 상징 컬러인 오렌지색 바탕에 검정 글자로 쓰여진 문구가 관중석에 나붙었다.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산다는 뜻이다.
팬들의 간절한 바람대로 필사즉생의 각오로 전력투구한 덕분일까. 아니면 안방에서 우승 트로피를 내줄 수 없다는 절박감 때문이었을까.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부산 KTF가 27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06~07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5차전에서 연장(챔프전 통산 3번째) 혈투 끝에 울산 모비스에 87-85, 2점차 승리를 거두고 시리즈 전적 2승3패를 만들었다. 두 팀은 29일 오후 3시 모비스의 홈인 울산에서 6차전을 치른다.
이번 시리즈 중 가장 박진감 넘치는 승부가 펼쳐졌다. KTF는 전반을 46-33으로 여유 있게 앞서고도 3, 4쿼터에서 잇따라 점수를 내주는 바람에 연장전으로 몰렸다. 연장에서도 KTF는 크리스 버지스(7점 12리바운드) 등에게 잇따라 점수를 허용하며 77-81로 역전을 허용했다. 한때 19점까지 앞서다 뒤집혔던 2차전의 악몽이 살아나는 듯했다.
그러나 '죽고자 하면 산다'는 각오로 나선 KTF는 종료 3분 41초 전 신기성의 2점슛으로 79-81로 따라간 뒤 3분 9초 전 김도수의 미들슛으로 81-81 동점을 만들었다.
종료 49.7초 전 양동근(17점 5리바운드 9어시스트)에게 2점포를 맞고 83-85 다시 역전을 허용했던 KTF는 32초 전 필립 리치(35점 16리바운드)가 던진 회심의 3점포가 림에 빨려 들어가면서 전세를 뒤집었고 종료 3.6초 전 신기성(24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이 자유투 1개를 넣으면서 피 말리는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신기성은 “오늘 지면 끝장이었기 때문에 코트에서 쓰러진다는 각오로 뛰었다. 앞으로도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역전 우승을 노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모비스는 85-86이던 종료 5.8초 전 턴오버를 범하는 바람에 역전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애런 맥기가 김동우의 손을 쳤는데 공격권을 상대에게 준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했다.
부산=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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