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는 경기지역 문화예술 진흥 단체인 경기문화재단과 손잡고 수도권의 풀뿌리 문화예술단체들과 인근 초등학교를 연결하는 새로운 개념의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모색하는 ‘업그레이드! 방과후 학교’를 매주 토요일자에 5회에 걸쳐 싣는다.
경기문화재단은 이 달부터 12월까지 8개월 동안 수도권 5개 지역의 문화예술단체 전문가들을 28개 초등학교에 파견, 어린이 정서함양과 창의력 증진을 위한 다양한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새로운 방과후 학교 모델을 제시하겠다.”
경기문화재단이 진행하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김보성(48) 문화팀장의 말이다. 기존의 단발적인 이벤트식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새로운 교육모델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경기문화재단이 문화관광부와 경기교육청의 도움을 얻어 진행하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은 지역 문화예술단체와 학교를 파트너십으로 연결, 문화예술 교육의 저변을 넓히는 게 주목적이다.
그 동안의 방과후 학교를 통한 예술교육은 전문강사를 학교에 파견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이 경우 강사의 개인 역량에 따라 교육의 편차가 크고, 강사가 그만 두면 교육의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었다.
경기문화재단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공모 때부터 ‘프로젝트’ 개념을 도입했다. 전문강사를 모집하는 대신 각 지역의 문화예술단체가 직접 교육 프로그램을 짜도록 하고, 이 프로그램에 맞는 학교와 학생들을 연계해 전문성과 자율성을 높인 것이다.
이를 통해 문화예술단체는 지역 학교와 함께 성장할 기반을 마련하고, 학교와 학생들은 문화예술 교육의 연속성을 보장 받게 된다.
문화예술단체들이 프로그램마다 총괄 책임자격인 책임강사를 두고 각 학교에 담당강사를 파견, 프로그램의 안정성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담당강사가 개인 사정으로 빠져도 프로그램이 중단되지 않고 대체 강사를 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한 것이다. 경기문화재단은 사업이 끝난 뒤에도 지역 문화예술단체와 학교가 계속 연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지속발전 가능한 모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시도하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은 내용이 알찰 뿐더러 어린이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꾸며졌다. 영화와 연극, 무용 등 분야에서 활동해 온 전문가들이 현장감 넘치는 살아있는 교육을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남양주 영화촬영소는 풍부한 현장실습을 통해 아이들에게 영화감독의 꿈을 심어주고, 북아트컨텐츠연구소는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책 만들기를 통해 창의성을 키워준다.
이밖에 AEC 비빔펌(미술)과 나눔연극작업소 ‘소풍’(연극), 청평문화예술학교(무용) 등 실력 있는 단체들이 참가해 새로운 방과후 학교 수업 모델을 만들어간다. 교육은 총 8개월 동안 80시간 내외로 짜 연속성을 갖게 했으며 학생 수도 20명 내외로 제한해 교육 환경의 질을 높였다.
경기문화재단 김 팀장은 “이번 사업은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 편중된 문화교육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전문 예술강사가 부족한 지방 학교들이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결합해 양질의 문화예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모델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과후 학교
학교 정규수업을 마친 후 학교에서 영어나 과학, 예ㆍ체능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보육 프로그램. 기존 방과후 특기 적성교육을 확대한 개념으로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이 흡수하기 위해 만들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특기 적성교육, 방과후 교실, 수준별 보충학습 등으로 사용된 각각의 명칭과 프로그램을 2006년부터 모든 학교에서 방과후 학교라는 용어로 통합해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가 방과후 학교를 문제풀이나 논술 학습 등 수업의 연장으로 악용하면서 그 의미를 퇴색시켜 문제가 되기도 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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