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강재섭 대표 등 현 지도부가 퇴진할 경우 큰 혼돈이 불가피하다. 임시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뽑으면 된다지만 현재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경쟁구도 아래선 쉽지 않은 일이다.
2004년 총선을 앞두고 최병렬 대표 체제가 무너졌을 때 한나라당은 임시전당대회라는 수습책을 택했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두 대선주자가 한치 양보 없는 경쟁을 벌이는 마당이다. 전당대회는 곧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간 당권을 차지 하기 위한 또 한번의 대리전을 의미한다. 양상은 작년 7월 전당대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격렬할 것이다. 당 전체가 이 전 시장쪽과 박 전 대표 쪽으로 갈려져 전면전을 벌이게 되고, 당은 대혼돈에 빠져들 것이다. 때문에 임시 전당대회가 제대로 치러질 수 있을지 의문을 표시하는 이들이 많다. “그렇게 되면 최악의 시나리오인 분당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무성하다.
이 같은 우려 때문에 일각에서는 비상대책위를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전당대회를 치르기 보다 비대위를 구성, 대통령 후보 경선 때까지 당을 이끌고 가자는 것이다. 이후 대통령 후보가 확정되면 그 이후 임시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당 대표를 선출하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현 당헌에는 비대위 관련 규정이 없다. 규정이 없는 만큼 설치 방식부터 구성까지 룰을 새로 정해야 한다. 대선주자 양 진영의 이해 충돌이 불가피하다. 비대위원장에 누구를 앉힐지를 두고도 첨예하게 맞설 것이다.
현 지도부가 물러설 경우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당의 혼란은 피하기 어렵다는 결론이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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