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김승연 회장 "폭행사실 없다" 완강 부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김승연 회장 "폭행사실 없다" 완강 부인

입력
2007.04.30 08:21
0 0

한화그룹 김승연(55) 회장의 보복 폭행 경찰 소환 수사가 이뤄진 29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는 “직접 폭행한 게 아니냐”며 추궁한 수사관들과 “그런 사실 전혀 없다”고 ‘모르쇠’로 일관한 김 회장의 팽팽한 신경전이 30일 새벽까지 계속됐다.

경찰은 당초 “보복이 두렵다”며 대질신문을 거부해온 피해자들을 달래 29일 밤늦게 조사가 진행된 진술녹화실로 불러냈지만, 김 회장이 대질을 거부해 무산됐다. 피해자들은 결국 피의자 몰래 한쪽 방향에서만 보이도록 특수처리 된 ‘선면유리’ 너머로 김 회장을 보며 경찰의 질문에 따라‘간접 대질’을 벌여야 했다.

강도 높은 추궁, 김 회장 ‘모르는 일’

김 회장은 이날 오후4시30분께부터 경찰서 1층 폭력팀 진술녹화실에서 피해자들과 진술이 엇갈리는 ▦직접 폭행 ▦청계산 납치 폭행 가담 ▦권총 협박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조사를 받았다.

조사실에는 컴퓨터가 놓인 조사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김 회장과 남대문서 강대원(56) 수사과장(경정)이 마주 앉았으며, 조사 과정은 모두 동영상으로 녹화됐다. 경찰은 한화그룹이 변호사 3명을 대동하게 해달라고 버텼지만 1명만 허용했다.

경찰은 베테랑들을 투입했지만 수사는 순조롭지 않았다. 강 과장은 기동수사대장이던 2004년 연쇄살인범 유영철을 검거했다. 수사를 주도하는 강력2팀은 지난해 서울경찰청 형사활동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엘리트팀이다.

김 회장이 혐의 인정은 물론 피해자 대질신문도 거부하면서 조사는 새벽까지 이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 회장이 경미한 혐의에 대해서는 부분 인정했지만, 직접 폭력 행사, 청계산 납치, 권총 소지 여부 등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며 “형량이 높아지는 주요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기로 한화 법무팀과 협의한 뒤 출두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피해자들은 선면유리를 통해 김 회장을 지목하며 청계산 등에서 직접 폭력을 행사했다고 인정했다. 장희곤 남대문서 서장은 오후11시 브리핑을 통해“혐의 입증을 위해 꼭 필요한 만큼 반드시 대질신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벌 총수 피의자 신분 첫 경찰 출두

남대문서는 이날 온종일 팽팽한 긴장이 흘렀다. 재벌총수로는 처음 일선 경찰서에서 조사 받는 자체가 화제인 데다 사법처리 여부에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기 때문이다.

오후 3시56분, 예정보다 4분 일찍 남대문서에 자진 출두한 김 회장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감색 정장 차림의 김 회장은 경찰서 앞에서 검은색 벤츠에서 내린 뒤 몇 차례 주위를 둘러보며 서둘러 청사 계단을 올랐다. 그는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면서도 주요 혐의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짧게 말했다.

경찰도 초유의 재벌 총수 출석을 앞두고 리허설을 갖는 등 긴장한 모습이었다. 폭력팀장(경위)이 직접 조사실과 맞붙은 화장실을 청소하고, 김 회장 도착 상황도 사전 연습했다. 그러나 승용차가 약속과 달리 경찰서 계단 앞까지 밀고 들어와 폴리스라인과 포토라인이 단숨에 무너지며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 내부는 김 회장이 혐의를 강력 부인함에 따라 실형은 물론 인신구속도 불가피하지 않느냐는 분위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문재인 비서실장 주재로 27일 상황점검회의를 열어 모든 의구심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고 말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정민승기자 ms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