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의 튀는 발언과 부적절한 지도력 문제로 이스라엘 정국이 혼미로 빠져들고 있다. 언론들은 임기가 아직 3년 남은 총리의 사임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올메르트 총리는 독일 한 시사주간지와 인터뷰에서 이란을 군사 공격할 수 있다는 ‘불바다’ 발언을 했다고 28일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했다.
‘이란이 유엔 제재를 계속 위반할 경우의 선택’에 대한 질문을 받은 그는 “누구도 군사행동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크루즈 미사일 1,000개를 10일 동안 퍼부으면 이란 핵 프로그램을 수년 후퇴시킬 수 있다”고 했다. 총리실은 보도 내용을 부인했지만,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 공격설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번 발언은 두고두고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헤즈볼라 소탕을 위한 레바논을 침공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올메르트 총리의 부적절한 지도력도 논란거리다. 30일 전쟁 결정 및 수행방식에 대한 정부실책을 조사해온 특별기구 ‘위노그라드 위원회’의 중간보고서가 발표되면 사퇴압박은 거세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스라엘 방송 ‘채널10’은 28일 미리 입수한 보고서를 인용해 “총리가 사전 계획없이 전쟁을 일으켰고, 전쟁 초기의 결정들도 성급했다”고 비판했다. 그가 전임자들과 달리 민간인을 배제한 채 군 관계자의 말만 듣고 전쟁을 결정한 사실도 드러났다.
올메르트 총리의 개인비리에 대한 수사당국의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그는 2005년 재무장관 시절 국영은행 주식을 자신의 친구 2명에게 매각하면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총리실은 29일 “올메르트 총리가 사임할 일은 없다”고 밝혔지만, 2010년 임기를 마치는 일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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