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프로야구의 ‘아이콘’은 이대호(롯데)다. 지난해 ‘타격 3관왕’ 이대호는 지난 26일 SK전에서 선제 3점포와 연장 10회 끝내기 홈런의 ‘원맨쇼’로 팀의 4-3 승리를 이끄는 등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선두를 내달리며 7관왕 전망까지 밝혔다.
두산-롯데전이 열린 27일 잠실구장을 찾은 팬들은 ‘이대호 홈런’을 연호했다. 두산이 시즌 초반 최하위권에서 헤매는 바람에 이날 관중 1만5,567명 가운데 3분의2 이상이 롯데 팬이었다. 하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두산의 ‘미완의 대기’ 최준석이 ‘친정팀’ 롯데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이대호 방망이’로부터 기를 받은 덕분이었을까. 최준석은 경기 전 프로 입단 동기이자 단짝인 이대호로부터 얻어온 방망이를 휘두르더니 마수걸이 홈런도 신고했다.
최준석은 이날 4-0으로 앞선 5회 1사 2ㆍ3루에서 롯데 송승준의 143㎞짜리 직구를 받아 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쐐기 3점포를 쏘아 올렸다. 최근 5경기 12타수 1안타의 부진을 훌훌 털어내는 한 방이었다. 최준석은 1회 첫 타석부터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리는 등 5타점째를 기록,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타점 기록(4개)도 갈아치웠다. 3타수 2안타 5타점 1득점의 영양가 만점 활약.
두산은 롯데를 8-0으로 대파하고 롯데전 3연승 및 최근 3승1패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두산 선발 리오스는 8이닝 6피안타 무실점으로 2승째를 따냈다. 롯데 베테랑 박현승은 3타수 1안타로 15경기 연속 안타를 때렸지만 후속타 불발로 연속 경기 득점 신기록 행진을 ‘14’에서 마감했다.
최준석은 “첫 홈런이어서 기분이 좋다. 이전부터 (이)대호의 기를 받아오고 싶어 방망이를 받아오려고 했었다”면서 “경기 후 대호와 만나기로 했는데 내가 맛있는 저녁을 사줘야 될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최준석에게 방망이를 뺏긴 이대호는 이날 3타수 1안타에 그쳤다.
다른 3개 구장에서도 6개의 홈런이 쏟아져 나와 팬들을 즐겁게 했다. 광주에선 홈팀 KIA가 4회 한화 이도형에게 만루홈런을 얻어맞고 1-4로 끌려갔지만 8회 홍세완의 결승 역전 3점포 등으로 5-4 뒤집기쇼를 펼쳤다.
수원에선 현대가 유한준의 투런 홈런 등을 앞세워 라이벌 삼성을 7-5로 꺾었다. SK도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LG전에서 6회 최정의 역전 투런포를 앞세워 4-3으로 승리,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SK 선발 케니 레이번은 6과3분의1이닝 3실점(1자책)의 호투로 시즌 4승을 거두며 다승 단독 1위에 올랐다.
인천=이상준기자 jun@hk.co.kr오미현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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