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목욕탕이 집보다 더 좋당께, 비오고 추운 날엔 여그가 최고여.”
25일 오후 6시께 전남 광양시 옥룡면 공중목욕탕. 20여평 약간 넘는 마을 목욕탕에서는 10여명의 할아버지들이 온탕에 앉아서 얘기꽃을 피웠다. 모두 이 동네 사는 할아버지들은 “피로가 싹 풀린다. 아이구 시원하다”며 흐뭇한 표정이다. 박일수(73) 할아버지는 “도지사가 이 마을을 방문한 뒤 목욕탕을 지어 줬는데 정말 좋다”며 “이 곳이 노인들의 천국”이라고 말했다.
전남도는 지난 해부터 시골마을에 목욕탕 지어주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 박준영 전남지사가 도내 순시를 하며 여러 노인들을 만나면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역점 사업이다.
힘든 농사일에 매달리다 보니 온몸이 들쑤신다는 농촌 주민들의 호소에 박 지사가 순간적으로 떠오른 것이 목욕탕이었다고 한다.
농ㆍ어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전남은 평균수명 연장과 이농현상 등으로 노인인구 비율이 16.3%에 이른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지만 의료시설과 복지시설 등은 턱없이 부족, 노인들의 건강이 크게 악화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게다가 2005년말 도내 198개 면(面) 지역 중 129곳에는 공중목욕탕이 없다. 이에 따라 2006년 59억원을 들여 공중목욕탕 28개소를 설치했다. 올해에는 26개를 설치할 계획이고, 2010년까지 연차적으로 확충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운동 후 목욕과 건강검진, 치료로 이어지는 ‘농어촌 노인건강증진 원스톱서비스 시범사업’을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과 공동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전남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에 따라 도가 추진하는 노인건강 사업은 2006년 국정감사 모범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박 지사는 “목욕탕 건립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자 대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찾아다니고 있다”며 “기업체들이 지원한 목욕탕에는 기업명칭을 사용토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이 위주인 전남도를 복지전원타운, 생태타운, 농촌 문화창조 타운 등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남도는 지역균등 발전을 위해 동부권은 여수해양엑스포 유치, 서부권은 목포, 영암에 F1(세계 자동차대회)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 신안 증도에 갯벌 체험관, 진도 작도도 꽃과 나비의 섬, 진도 불도 명상의 섬을 조성하고 있다.
신안은 야생동물 공원과 원숭이 낙타 섬, 여수 사도ㆍ낭도지구는 생태체험의 섬, 완도 노화도는 건강의 섬, 고흥 진지도는 바다낚시의 섬으로 꾸며진다.
또한 도는 FTA타결과 관련, ‘친환경농업=전남’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생명식품생산 5개년 계획을 수립한 데 이어 농업, 농촌, 농업인을 포괄하는 3농 정책을 추진해 농촌의 활력을 되찾고 있다.
■ 박준영 전남도지사 "광주·전남 혁신도시 등 5대신도시 건설"
"40년 동안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됐던 곳이 이제는 깨끗한 공기, 바다, 땅 등 천혜의 자원을 배경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지역이 됐네요."
박준영(61) 전남지사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직후 농가소득안정특별법 제정 등 44개 제도 개선 및 정책과제를 발굴, 건의했다"며 "이제 협상이 타결된 이상 국민의 힘과 지혜를 모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대책이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남도의 목표인 7개 성장거점 개발을 위해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와 2010년 F1국제자동차경주대회를 차질 없이 준비하고 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와 광주ㆍ전남공동혁신도시, 남악신도시, 무안기업도시, 신대국제화교육도시 등 5대 신도시를 성공적으로 건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지사는 국민의 정부시절 대통령비서실 공보수석 및 대변인 등 제2대 국정홍보처 처장을 역임했으며 2004년 2월 보궐선거에 당선된 후 지난 해 5ㆍ31 선거에서 재선됐다.
목포=박경우 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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