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강서구 발산지구와 송파구 장지지구에서 추진하는 공공아파트의 분양원가를 상세히 공개했다. 분양가 산정의 근거가 60개 항목으로 세분화한 데다 외부의 검증을 거침으로써 장기적으로 주택시장 분양관행을 바꾸고 분양가를 낮추는 효과가 기대된다.
서울시 산하 SH공사(옛 도시개발공사)는 26일 강서구 발산택지개발지구 2단지 및 송파구 장지택지지구 10, 11단지 분양아파트의 분양원가 및 분양가 등 60개 항목을 공개했다.
발산지구 분양대상은 총 5,592세대(분양 2,787세대ㆍ장기전세 786세대ㆍ국민임대 2,019세대) 가운데 공정률이 80%를 넘은 357세대(발산2단지 33평형)이다. 발산2단지 33평형 분양원가는 토지비와 건축비 등을 합쳐 평당 563만원, 분양가는 건축원가에 5% 수익을 더해 2억2,733만원(평당 691만원)으로 결정됐다.
장지지구의 경우 총 5,591세대(분양 2,925ㆍ장기전세 733ㆍ국민임대 1,933) 가운데 398세대(장지10단지 26평형 189ㆍ장지11단지 33평형 209)가 이번에 분양된다. 장지10단지 26평형은 분양원가가 1억9,000만원이고 분양가는 1억9,650만원(평당 786만원)이다. 또 장지11단지 33평형은 분양원가는 2억5,800만원, 분양가는 3억6,797만원(평당1,107만원)으로 정해졌다.
이번 분양가는 주변시세가 평당 2,000만원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분양아파트의 평균 가격이 53~58%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물량은 해당 택지지구에서 가옥이 철거된 원주민(가옥주)에게 전량 분양된다.
SH공사 최 령 사장은 “수 차례에 걸쳐 교수 변호사 공인회계사로 이루어진 분양가 심의위원회와 회계법인의 검증 등을 통해 분양원가가 책정된 만큼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최 사장은 이어 “이들 3개 단지를 비롯, 나머지 발산 8개 단지ㆍ장지 13개 단지를 모두 분양하면 총 2,790억원(추정)의 분양수익이 발생한다”며 “이 가운데 1,681억원을 두 지구의 개발부담금 납부 및 임대주택 건설에, 나머지 1,109억원은 서울시 임대주택 10만호 건설에 각각 사용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장지ㆍ발산지구에서 다음달 979세대(발산1,3,6단지), 8월 1,663세대(발산4,5 및 장지7,9단지), 10월 565세대(장지3,4단지)를 분양하며, 나머지 1,635세대는 2009년까지 특별공급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분양원가가 공개된 아파트는 모두 특별공급 대상이므로 당장 주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분양가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원가가 공개됨으로써 원가에 대한 감시가 강화돼 건설사나 시공사가 이익을 과도하게 책정하지 못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건축비를 세분화해 공개한 것도 건설업체간 건축비를 자율조정 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SH공사 관계자는 “공사 종류별로 가격을 꾸준히 공개하면 합리적이고 적정한 단가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지지구입주자 철거민 연합회 소속 주민 50여명은 이날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철거 당시 보상금도 3,000만원에 불과하고, 분양가가 너무 높아 입주권을 부동산업자에게 팔 수밖에 없다”며 분양가 인하를 주장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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