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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CC '양성평등 교회문화 만들기' 포럼/ "교회 안의 성차별, 여성 평신도가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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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CC '양성평등 교회문화 만들기' 포럼/ "교회 안의 성차별, 여성 평신도가 나서야"

입력
2007.04.26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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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자비를 강조하는 종교계에서 남녀 불평등 논란이 제기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그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 숙제로 남아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가 교회 내 남녀 불평등 문제를 점검하고 그 극복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26일 기독교회관에서 ‘양성평등 교회문화 만들기’ 포럼을 연 것이다.

이 자리에서 구미정 숭실대 교수는 “교회 안에서 희생과 봉사가 남녀에게 이중 규범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 교수에 따르면 가령 한국 교회에서 여성의 봉사는 교인이 먹을 음식을 준비하고 설거지와 청소를 하고 행사 때 한복 차림으로 손님을 맞고 목사, 장로가 먹을 과일, 음료를 대령하는 일 따위다.

이에 대해 구 교수는 “가사노동의 연장이 교회 일로 추켜세워지고 은밀히 강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부부가 함께 신앙생활을 하더라도 아내는 여필종부, 부창부수의 논리를 강요 받아 남편을 장로로 만들기 위해 새벽예배, 철야예배에 참석하고 주방봉사, 청소봉사 등에 매달린다고 꼬집었다.

구 교수는 이런 현상이 한국 교회의 남성중심적ㆍ위계적 계파주의와 편협한 가족주의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하면서 그 결과 교회 내 남녀 불평등이 빚어진 것은 물론, 교회가 타 종교 심지어 이웃 교회와도 교인 뺏기 경쟁을 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따라서 교회 내 남녀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설교, 신앙고백, 예배의식 등에서 발견되는 호전적, 성차별적 언어를 없애고, 군림하는 성직자와 복종하는 평신도의 양극화 구조를 탈피해야 하며 특히 여성 목회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여성 평신도 지도자가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호 들꽃향린교회 목사는 “교회 구성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여성이, 창조적이고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자리에서 소외돼 있다”고 꼬집은 뒤 “여성과 남성의 생리적 차이와 사회적 인식에서 오는 장벽을 허물고 서로 평등한 인간과 인간으로 만나는 영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삼위일체인 하나님은 여성과 남성의 완벽한 조화의 신학적 표상”이라며 “여성이 억눌리는 현실은 성령을 구박하는 것이고 하나님을 핍박하는 것이며, 이러한 억눌림 현상은 불행한 가정으로 나타나고 결국 교회의 공동체성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교회의 강단과 교육을 통해 여성을 억압하는 이데올로기가 재생산되고 있지만 대부분은 그런 사실 조차 인식하지 못한다”며 “교회의 공부, 교육, 의사결정 과정, 행사, 지도력 개발 등 모든 것이 성인지적 관점에서 재검토되고 새롭게 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포럼을 주최한 KNCC 양성평등위원회의 정해선 국장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교회 안의 남녀 차별 문제는 아직 심각하다”며 “차별적인 분위기를 조장하는 목회자에게도, 제 목소리를 분명하게 내지 못하는 여성 평신도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양성평등위원회는 7월말까지 양성평등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목회자, 평신도, 신학대 학생 등에게 배포할 계획이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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