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홍업씨가 26일 동교동 부친의 자택을 예방했다. 전남 무안ㆍ신안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자 자격으로 방문, 김 전 대통령 내외에게 당선 인사를 했다. 이날 부자 상봉은 범여권 통합론과 맞물려 지대한 관심을 모았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홍업씨로부터 당선 인사를 받은 뒤 “고생했다. 수고했다”며 무척 기뻐했다고 한다. 김 당선자는 예방을 마친 뒤 여의도 당사에서 박상천 대표 등을 만난 자리에서 “아버지가 그렇게 기뻐하신 것은 처음 봤다, 평생 그렇게 반갑게 저를 맞이해 준 적이 없었다”는 말로 김 전 대통령의 심경을 전했다.
김 당선자는 그러나 관심의 초점이었던 범여권 통합 움직임과 관련해선 “아버지와 만난 자리에서 전혀 얘기가 없었다”며 “이젠 당인으로서 당론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을 삼갔다.
김 전 대통령측도 “홍업씨를 김 전 대통령의 메신저로 평가하는 건 과도한 분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연말 대선을 앞두고 김 전 대통령이 양강 구도에 기반한 범여권 단일 정당과 단일 후보를 강조해왔고, 김 당선자도 선거 기간 통합 의지를 피력했던 만큼 부자 상봉 자리에서 이에 대한 얘기가 오고 갔을 것으로 보인다.
김 당선자는 이날도 “중도개혁세력 통합이 이뤄지도록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일각에선 김 전 대통령과 김 당선자가 선거 과정에서 나타났던 ‘반(反) DJ’ 정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선거 기간 김 전 대통령에 대한 공개적 비난이 드러났다는 것 자체의 변화된 민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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