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전남 무안ㆍ신안에서 두 자릿수 득표율을 달성한 것은 한나라당에 위안거리다.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호남 득표율은 각각 3.3%, 4.9%였고 2000년, 2004년 총선에서도 한나라당은 호남에서 2.5%와 2.8%를 얻는 데 그쳤다. 그만큼 호남은 한나라당에 불모지였다.
하지만 이번 무안ㆍ신안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강성만 후보는 한나라당 간판을 내걸고도 5,748표를 얻어 11.8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97년 11월 한나라당 창당 이후 최고 호남 득표율이다.
한나라당은 ‘호남 껴안기’ 정책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고 자평했다. 17대 국회 들어 박근혜 강재섭 전ㆍ현 대표가 호남을 잇따라 방문해 과거의 잘못을 사과했고 지역 예산을 확충해 주는 등 공들인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전북 임실 출신인 한영 최고위원은 “그 동안 한 쪽에만 몰아줬는데 달라진 게 없다는 인식이 호남 주민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며 “한나라당이 계속 호남을 배려한다면 두 자릿수 득표율이 대선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이번에 선전한 배경이 당이 아닌 인물에 있다는 평가도 있다.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민주당 김홍업, 무소속 이재현 후보가 둘 다 비리로 구속된 전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강 후보가 청렴성 면에서 상대적으로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강 후보는 특히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의 보좌관을 지내 주민들의 거부감이 적었고 과거 민주당 조직일부의 뒷받침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전남 나주시, 여수시, 순천시에서 함께 치러진 광역ㆍ기초의원 재보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은 1.42~4.81%의 득표율을 얻는 데 그쳐 대조를 이뤘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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