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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연예계 뒷담화… "해도 너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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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연예계 뒷담화… "해도 너무해"

입력
2007.04.25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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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 라인(이경규 라인)보다 유 라인(유재석 라인)이 나아요.” “로비가 있었다니까.” “더 크기 전에 눌러줘야 해.”

권력자들의 밀실회합 얘기가 아니다. 요즘 시청자들은 오락 프로만 봐도 ‘연예전문가’가 될 수 있다. 연예인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뒷얘기를 끝도 없이 털어놓기 때문이다. MBC <무한도전> 에는 노홍철과 하하 등 후배들을 ‘집합’시키는 정준하의 이야기가 나오고, MBC <황금어장> 의 ‘무릎팍도사’에서는 “공중파 복귀를 바란다”는 이영자의 말에 강호동이 아예 편성표를 들고 어느 프로가 적합한지를 알아보기도 한다. SBS <하자go> 에서는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건네는 게임을 통해 출연자들의 현재 활동을 비난하고, KBS <개그콘서트> 의 ‘착한 녀석들’ 도 “매주 촬영은 하는데 편집된다”는 말로 재미 없어 잘린 코미디언의 처지를 공개한다.

한 방송 관계자는 “과거 연애담 정도만 나오는 기존 토크쇼나 진짜 리얼리티 쇼가 힘든 한국에서 연예계 뒷얘기는 시청자들이 가장 리얼하게 느낄 수 있는 소재”라고 말했다. 연예계에 대한 관심이 큰 요즘 시청자들의 취향도 이런 것들을 쏟아내도록 만든다. SBS <일요일이 좋다> 의 ‘당연하지’나 <무한도전> 과 ‘무릎팍도사’ 등은 게임과 토크쇼 안에 연예계의 생생한 뒷얘기를 섞어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연예계 토크’가 양념이 아니라 아예 프로그램의 주내용이 되는 것은 부작용이 많다는 지적이다. 문화평론가 이명석씨는 “몇몇 오락 프로들은 꼭 귀족들이 모여 있는 것 같다. 귀족들이 자기들만의 이야기를 하듯, 연예인들이 지나칠 정도로 자기들 이야기만 한다”고 비판했다. 아무리 재미있더라도 한시간 내내 연예인들의 이미지나 활동방향, 인간관계만 말하는 것은 전파낭비다.

더구나 문제는 이런 ‘연예계 토크’는 서로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연예인들끼리 반복출연하고 있다는 점. 유재석 하하 박명수 등은 하루간격으로 <무한도전> 과 <하자go> 에 출연해 비슷한 소재의 이야기를 반복하고, 몇몇 엔터테인먼트 회사 소속 연예인들이 한 프로에 출연해 자신들만 알고 있는 연예계 이야기를 한다. 그만큼 프로그램 차별성도 없어지고, 그들의 ‘라인’에 끼지 못하면 오락 프로에 진입하기도 쉽지 않다.

적당하게 사용하면 재미를 돋굴 수 있지만, 자칫하면 오락 프로 전체에 독이 될 수도 있는 연예계 뒷얘기. 이명석씨는 “점점 연예인들의 뒷얘기가 많아지는 것은 그만큼 참신한 오락 프로그램이 없다는 의미”라고 잘라 말했다.

강명석 객원

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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