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사진) 이사회 의장은 “중소 벤처기업들의 몰락은 중산층을 무너뜨리고 사회양극화를 부채질한다”고 말했다.
미국유학중 포스코와 안철수연구소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일시 귀국한 안 의장은 25일 본보 기자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국내에서는 벤처기업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한 토대가 갖춰져 있지 않다”며 “우리나라는 벤처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안 의장은 “미래를 책임질 중소벤처기업이 자리를 잘 잡아야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 경제구조는 대기업 위주로만 포트폴리오가 짜여져 있어 벤처기업들이 제대로 자생능력을 갖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기업들과 중소 벤처기업들 사이에 빈번하게 형성되고 있는 불공정한 거래 관행이 국내 벤처기업 성장에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기업들이 벤처 기업들과 거래 계약을 맺을 당시 계약서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요구조건을 내세우는 바람에, 이를 충족시키지 못한 벤처기업들이 도태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소 벤처기업들의 도산은 고용창출을 억제함으로써 중산층을 몰락시켜 사회양극화를 부채질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안 의장은 또 기업가 정신 부족도 벤처기업들의 안정된 성장을 방해하는 걸림돌로 지목했다. 그는 “벤처 기업환경이 어렵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면서 “생산이나 신속한 의사결정과정과 같은 효율적인 내부 시스템은 마련하지 않고 상황이 조금만 어려워지면 금방 포기 일쑤다”고 벤처 스스로의 노력부족을 지적했다.
그는 “기업가들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교육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 역시 시급하다”면서 “이 같은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중소 벤처 기업들이 국내에서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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