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모비스가 65-57로 앞선 3쿼터 종료 5분여 전. 모비스의 골밑을 파고들던 부산 KTF의 신기성은 모비스 크리스 윌리엄스의 수비에 막혀 공을 뺏기자 윌리엄스의 팔을 거칠게 친 뒤 분을 참지 못하고 모비스 코트 뒤쪽의 광고판을 걷어차 버렸다. 테크니컬파울로 4번째 파울을 받은 신기성은 벤치로 들어왔고,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은 KTF의 추격도 그걸로 끝이었다.
모비스가 창단 첫 챔피언 등극 및 통합 우승에 1승을 남겨 놓았다. 모비스는 25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06~07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부산 KTF와의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4차전에서 양동근(25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의 활발한 공격을 앞세워 75-59로 이겼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기록한 모비스는 남은 5~7차전 가운데 1승만 거두면 대망의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된다. 역대 10차례의 챔피언결정전 가운데 3승을 먼저 거두고 우승하지 못한 경우는 지난 97~98시즌의 부산 기아와 2001~02시즌의 서울 SK 2차례밖에 없었다.
모비스는 초반에는 고전했다. 크리스 윌리엄스가 KTF 필립 리치에 밀렸고, KTF의 ‘특급 식스맨’ 조성민의 분전으로 경기를 제대로 풀어나가지 못한 채 1쿼터를 22-27로 뒤졌다. 그러나 ‘역전의 명수’의 저력은 2쿼터 후반부터 발휘되기 시작했다. 이병석(11점)과 우지원(9점) 양동근의 3점포가 연속으로 터지면서 2분27초를 남기고 38-38 동점을 만든 모비스는 결국 44-42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모비스의 ‘3쿼터 폭풍’은 더 거세게 몰아쳤다. 모비스는 3쿼터 시작하자마자 김재훈(6점)의 중거리슛을 시작으로 양동근의 연속 중거리슛, 윌리엄스의 골밑슛 2개를 묶어 순식간에 8점을 몰아치며 점수차를 8점차로 벌리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KTF는 조성민이 모처럼 두자릿수 득점(17점)으로 활약했지만 경기 후반 슛 난조와 신기성의 돌출 행동으로 스스로 찬물을 끼얹었다. 두 팀은 하루 쉰 뒤 27일 오후 6시53분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5차전을 치른다.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3쿼터 초반 주도권을 잡은 게 승리의 원동력이다. 7차전까지 갈 것 같지만 빨리 끝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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