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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스트리아서'동해 지명 국제세미나' 개최/ "中, 1100년 전부터 '동해'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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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스트리아서'동해 지명 국제세미나' 개최/ "中, 1100년 전부터 '동해' 표기"

입력
2007.04.25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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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동해의 국제적 명칭 결정의 분수령이 되는 해다. 5년 주기로 지명 표기 결정권을 행사하는 국제수로기구(IHO) 총회와 유엔지명표준화회의가 5월과 8월에 각각 열리기 때문이다. 1929년 IHO의 결정 이래로 70년 이상 공인돼온 ‘일본해’(Sea of Japan) 단독표기를 누르고 한국의 ‘동해’(East Sea) 단독표기 혹은 병기 요구가 관철될 수 있을 지가 관심사다. 이런 가운데 인근 국가인 중국과 러시아에서도 오랫동안 ‘동해’ 명칭이 사용돼 왔다는 사료가 잇따라 제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중국의 한마오리(베이징대), 첸롱(베이징언어문화대) 교수는 요ㆍ금(906~1279) 시대부터 ‘동해’ 표기가 발견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논문을 공동 발표한다. 동해연구회(회장 이기석 서울대 명예교수)와 동북아역사재단이 26일부터 이틀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하는 ‘동해 지명 국제 세미나’에서다.

논문에 따르면 요ㆍ금보다 앞선 당(618~907) 시기에도 한반도의 동쪽 해역을 가리키는 ‘소해’(小海)란 지명이 사용됐다. 지금의 동해를 사실상 한국의 연해로 보는 인식이 중국에선 1,500년 전에 형성된 셈이다. 명(1368~1644)은 조선 건국 이후 동해를 ‘조선동해’로 불렀고, 고대부터 이곳을 ‘동해’로 불러온 여진족이 세운 청(1644~1911)에서는 ‘동해’를 명기한 고지도가 빈번히 제작됐다. 두 교수는 명ㆍ청대 지도 3점을 그 증거의 일부로 논문에 제시했다.

러시아과학아카데미 니콜라이 코메치코프 박사는 1737년 러시아 교과서에서 ‘동해’가 표시된 최초의 지도가 발견된다고 밝힌다. 이후 러시아에서는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전반까지 ‘한국해’(Korean Sea)나 ‘한국해협’(Korean Strait)이 명기된 지도가 정부기관 등에서 활발히 발행됐다는 것이 코메치코프 박사의 설명이다.

한편 피터 래퍼 전 유엔지명전문가회의 의장은 “지명 분쟁이 있는 경우 관련국 사이에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해당 지명들을 병기하라는 유엔의 권고가 지켜져야 한다”며 일본의 단독표기 고집을 간접적으로 비판한다. 지명전문가회의는 유엔 회원국 대표 및 전문가들이 참석해 지명표기에 관한 일반 원칙을 토의하는 유엔 산하기구로, 2004년 회의에서 일본이 동해 표기 분쟁을 해결할 협의에 나설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이스라엘의 저명 지리학자인 나탈리 카드몬 교수도 “세계에는 서로 다른 명칭을 가진 지리적 실체가 많다”며 한국 측의 ‘동해’ 병기 요구에 힘을 싣는다.

‘동해 지명 국제세미나’는 동해연구회가 동해 표기의 정당성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매년 10월에 열어온 행사로, 올해는 동북아역사재단과 공동으로 IHO 총회에 앞서 치른다. 이번 세미나에는 아담 케르 전 IHO 이사장, 로널드 애블러 전 세계지리학연합 사무총장 등 국제적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한다. 김영원 재단 국제표기명칭대사는 “이번 세미나의 발제, 토론 요약본을 IHO 총회 및 유엔지명표준화회의에 제출해 국제 여론에 호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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