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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원 욕심' 피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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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원 욕심' 피를 부른다

입력
2007.04.25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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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자원 싹쓸이에 나선 중국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에티오피아 동부 오가단 유전지대에서 무장세력의 습격으로 중위앤(中原)석유탐사국 소속 중국인 근로자 9명이 피살되고 7명 이상이 납치됐다고 밝혔다. 이 사건으로 에티오피아인은 65명이 사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이날 로켓포 등 중화기로 무장한 무장그룹 200여명이 유전을 습격, 경비병 100명과 교전을 벌인 뒤 유전을 장악하면서 발생했다. 무장세력은 유전 내 숙소와 사무실 건물 등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사건 발생 후 에티오피아나 내 소말리아 민족 독립국가 건설을 지향하는 반군단체 ‘오가단 민족해방전선’(ONLF)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외국 자본의 현지 자원 개발에 반대해왔다.

오가단 사건은 최근 잇따라 발생해온 아프리카 지역내 중국인 피해 사건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아프리카 자원개발에 올인하는 중국의 상황을 역설적으로 반영한다. 올 들어 중국이 원유개발을 집중하는 나이지리아에서만 중국인들이 네 차례나 납치되는 등 수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오가단 사건은 독특한 지역 역사를 되짚을 때 매우 상징적이다. 1935년 하일레 셀라시에 에티오피아 황제는 이 지역을 미영 정유회사들에 임차, 이탈리아의 침공을 막았다. 이후 미국계 회사인 싱클레어와 테네코사는 차례로 막대한 양의 천연가스와 석유를 채취해왔다.

1970년대 멩기추 정권이 들어선 후엔 소비에트 석유탐사단이 이들의 자리를 메웠다. 하지만 70여년 이상 외국 자본의 자원개발 무대였던 이곳에서 이제 중국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오가단 사건을 전하면서 “중국은 100년 전 서방과 같다”며 “중국은 현지 보스들과 협상을 통해 여기에 들어왔고 들어와서는 개발의 안전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이 현지 지역정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해당 국가권력과의 유착만을 중시하는 태도가 중국인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가단 사건 목격자들은 무장 대원들이 중국인들을 향해 집중적으로 사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 정부와 중국이 밀월관계를 강화하는데도 올 들어 발생한 나이지리아내 외국인 피랍 사건의 피해자가 대부분 중국인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제국주의 국가로 비쳐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은 해외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3,000만명이 넘는 ‘세계의 노동자’이기도 하다. 중국 기업이 해외진출을 하면서 현지인력을 고용하기보다는 자국의 값싼 노동력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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