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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확대 큰손 내밀자지만… 검은대륙엔 먼나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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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확대 큰손 내밀자지만… 검은대륙엔 먼나라 이야기

입력
2007.04.25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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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테스크한 책임 방기’

노벨평화상 후보에도 올랐던 아일랜드 출신의 록가수 밥 겔도프는 선진 8개국(G8)의 아프리카 원조 지연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24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아프리카 발전위원회(APP) 창립 기자회견에 참가한 그는 2년 전 G8 정상들이 다짐했던 약속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면서 이 같이 비판했다.

APP는 G8 국가들의 아프리카 원조 규모와 사용처 등을 감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독립 기구로, 코피 아난 전 유엔 총장이 의장을 맡고 있다.

2년 전, G8 정상들은 아프리카 원조 규모를 매년 2배씩 늘려 2010년에는 연간 500억달러를 지원토록 하자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APP에 따르면 이들 국가가 현재까지 아프리카에 지원한 금액은 10억달러로, 목표의 10%에 불과하다.

아난 APP 의장은 이날 “원조를 매년 두 배로 늘리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이 매년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약속을 했던) 2005년에는 잘 됐지만 지난해 원조 규모는 오히려 떨어졌으며, 올해도 50억달러를 더 원조하지 않으면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소속된 22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는 지난해 1,039억달러로 전년에 비해 29억달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총소득(GNI) 대비 원조액 비율도 유엔 목표치인 0.7% 이상을 달성한 나라는 북유럽 5개국에 불과했고, 회원국 평균은 0.46%에 그쳤다. 특히 G8 국가들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원조는 2% 늘어나는데 그쳤다.

2년 전 G8 국가들의 원조 약속을 이끌어내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날 “만약 선진국들이 약속을 지키는 데 실패한다면 (아프리카가 아닌) 자국 내에서 고통스런 결과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장기적 관점에서 아프리카가 발전할 수 있도록 우리가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결국 가난과 분쟁, 대규모 이민과 테러 확산 등으로 인해 궁극적으로 우리 자신의 이익이 해를 입을 것”이라며 선진국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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