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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상식파괴' 과일·야채 폭발적 인기/ "우린 노는 色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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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상식파괴' 과일·야채 폭발적 인기/ "우린 노는 色이 달라"

입력
2007.04.25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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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수박 바나나 당근의 색깔은? 빨강 초록 노랑 주황.

하지만 이것만이 유일한 정답은 아니다. 최근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를 유심히 관찰한 사람이라면 "녹색(혹은 검정) 노랑 빨강 보라(혹은 노랑)"라는 답도 가능할 것이다.

"제 색을 띠어야 제 맛이 난다"는 믿음은 과일ㆍ야채를 고를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오랜 상식. 그런데 상식을 파괴한 '색(色) 다른 과일과 야채'가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단순 호기심을 자극하던 색 다른 과일과 야채는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다는 입 소문이 나면서 폭발적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때문에 각 백화점 등은 철마다 색 다른 과일을 선점하고 개발하기 위한 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이색(異色), 본색(本色) 압도!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등장한 '노란' 수박 50통은 4일만에 다 팔렸다. 갤러리아명품관은 매일 확보한 10~15통이 눈깜짝할 사이에 사라진다.

과일의 컬러 마케팅을 선도한 노란 수박은 2002년 등장했는데, 처음엔 그저 신기한 볼거리 정도였지만 선물용으로 인기를 끌면서 현재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겉만 노란' 수박에 이어 '겉과 속이 모두 노란' 수박, 심지어 '검정' 수박까지 나오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4~6월에 나오는 노란 수박은 30대 초반 주부들에겐 일반 수박보다도 먼저 팔릴 만큼 인기가 좋아 매년 매출이 20%이상 증가하고 있다"며 "산지에서 하루라도 먼저 검정, 노란 수박을 확보하기 위한 백화점간 몸싸움이 치열하다"고 했다.

보기에도 떫을 것 같은 '녹색 토마토'(대저 토마토)는 부산 대저동의 특산품. 4월의 인기상품으로 일반 토마토의 매출을 뛰어넘는다. 색깔에 깃든 선입견과는 달리 당도가 일반 토마토보다 3브릭스(brixㆍ물 100g에 녹아 있는 당분) 이상 높은 게 경쟁력이다.

'검정 토마토' 역시 일반 토마토보다 1.7배 비싸지만 항산화 작용을 가진 베타카로틴, 라이코펜의 함유량이 높아 웰빙 과일로 사랑 받고 있다. 토마토와 파프리카를 교배한 '노란 토마토'도 요리용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밖에 샐러드용으로 제격인 '컬러(노랑 보라) 당근', 전년대비 매출이 3배나 오른 '빨간 바나나'(모라도 바나나), 착색기에 햇빛을 가린 '황금 사과', 당도가 수박보다 높은 '초록 복숭아'와 '빨간 키위' 등 이색과일은 이제 그 종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파프리카 역시 빨강 주황 노랑 3색에서 이젠 녹색 보라색 흰색 파란색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색과일의 인기에 힘입어 밥을 지으면 보라색으로 변하는 '안토시안 참쌀'도 나왔다.

인기 비결은?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색 다른' 과일의 출현은 원래 백화점의 '희귀상품 마케팅'과 '펀(Funㆍ흥미) 마케팅'에서 비롯됐다. 그냥 '재미거리' 였다는 얘기다.

하지만 품종개량 기술의 발달로 독특한 색깔 외에 높은 당도와 다양한 영양소까지 갖추면서 주력 상품으로 거듭났다. 백화점과 농가는 이색 과일의 생산방법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정준경 신세계백화점 식품팀 바이어는 "일부 이색과일은 기존 과일 매출의 30%이상을 차지할 정도"라고 했고, 손희수 현대백화점 과일 바이어는 "이색과일을 눈길끌기용 상품이 아닌 매출 주력상품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언젠가는 '색동 딸기' '무지개색 바나나' '알록달록 오이'가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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