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웨인 루니의 신들린 득점포에 힘입어 ‘트레블(3관왕)’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맨유는 25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AC 밀란(이탈리아)과의 2006~0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 홈경기에서 짜릿한 3-2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경기 전 관심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수협회로부터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유)와 챔피언스리그 득점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카카(AC 밀란)의 맞대결에 집중됐다.
그러나 이날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은 웨인 루니였다. 올시즌 내내 호날두의 그늘에 가리며 ‘맨유의 2인자’로 밀리는 듯했던 루니는 후반 두 골을 뽑아내 백척간두에 놓인 팀을 구해내며 ‘에이스’의 진가를 과시했다.
전반전은 호날두와 카카의 무대였다. 호날두는 전반 5분 선제 헤딩골을 터트렸고 카카는 전반 22분과 37분 현란한 개인기로 맨유 수비진을 농락하며 동점골과 역전골을 잇달아 터트려 ‘세계 최고의 테크니션’이라는 명성을 확인시켰다.
그러나 호날두와 카카의 활약은 후반전 영웅 등장을 위한 전주곡에 불과했다.
전반전 잠잠했던 루니는 후반 14분 멋진 동점골을 터트리며 ‘역전 드라마’ 연출을 시작했다. 상대 수비벽의 빈 틈을 헤집고 골에어리어 정면으로 침투, 폴 스콜스의 로빙 패스를 가슴으로 트래핑 한 후 오른발 슛,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후반 46분 터진 환상적인 결승골은 ‘역전 드라마’의 화룡점정이었다. 루니는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으로 침투, 라이언 긱스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강슛으로 AC 밀란 골네트를 가르며 올드트래퍼드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주전들의 부상 악재에도 불구, 역전승을 거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수비 실수로 두 골을 내줬지만 우리 스타일로 밀어 붙여 승리를 거뒀다. 결승에 진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맨유는 5월3일 오전 3시 45분 산시로에서 2차전 원정경기에서 무승부만 기록해도 5월24일 아테네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결승전에 진출한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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