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은 종합적인 평가 방법이다. 객관식 시험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응용력이나 비판력, 창의력과 같은 정신 능력을 주로 평가하고자 한다. 대학에서 굳이 논술 시험의 결과를 입학 전형의 자료로 삼는 이유도 학생부에 표현되지 않는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논술을 평가할 때는 문제를 잘 이해했는지, 합리적으로 문제의 해결 방안을 생각했는지, 또 논리적으로 표현하였는지 등을 평가 기준에 따라 보게 된다. 논술의 평가 기준은 대학마다 다르고, 문제의 유형에 따라서도 다르다. 그 기준을 자세히 알면 어렵게만 여겨지던 논술이 쉬워질 수 있다.
논술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평가 기준을 알고 그에 따라 평소에 자신의 논술을 점검해 보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논술을 평가할 때는 대체로 이해분석력, 논증력, 창의력, 표현력 등을 기준으로 삼는다.
이러한 평가 기준은 추상적이기 때문에 세부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각각의 평가 기준이 가지고 있는 세부적인 의미를 생각해 보면서 논술을 보는 안목을 키워 보자.
먼저 이해분석력이다. 논술 문제를 잘 파악하였는지를 점검한다. 아무리 잘 쓴 글이라도 출제자가 요구하는 내용이 아니라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평소에 독서를 많이 해 문제의 논점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 논술에 자주 출제되는 논점들을 주제별로 정리를 해보면 좋다. 논술에 사용된 배경지식이 정확한지도 잊지 말고 검토해야 한다.
객관식 시험에만 익숙하다보니 글을 쓸 때 핵심이 되는 말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쓰는 경우가 많다. 틀린 지식은 당연히 감점의 요인이 된다. 혼자서는 점검이 잘 안 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논술을 자주 보여주고 검토해야 한다.
이번에는 논증력에 대해 생각해 보자. 논증력이라 하면 흔히 논리적이란 말을 떠올리고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 논술에서는 연역법이나 귀납법같이 논리적으로 타당한 논증 형식을 기대하지 않는다.
논증력을 점검할 때는 주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적절한 논거나 사례를 제시하였는지를 본다. 또 자신의 주장에 대한 반론을 고려하면서 논의를 전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하거나 주관적인 믿음을 사실인 것처럼 내세우면 평가의 결과는 보나마나다.
다음으로 창의력이라는 평가 기준을 생각해 보자. 사고력을 강조하는 논술에서는 창의력이 중요하다. 어떻게 써야 ‘창의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게 될까? 일반적으로 창의력은 ‘새로움’과 ‘적절성’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쓰레기’를 ‘쓸모없는 폐기물’로만 보는 틀에 박힌 생각에서 벗어나 재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으로 보는 시각은 새로운 생각이다. 이 생각이 창의적인 생각이 되려면 ‘적절성’ 또한 갖추어야 한다.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혹시라도 환경오염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면 이 의견은 설득력을 잃는다. 적절하면서도 참신한 문제 해결 방법인지 점검해 보자.
표현력은 논술의 흐름에 알맞은 구성을 하고 있는지, 문장과 어휘 사용이 적절한지를 주로 점검한다. 의미 없이 문단 구분을 하거나 접속사를 적절하지 않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조심한다.
세부적인 논술의 평가 기준을 알았다면 평가표를 만들어 실제 자기 논술문을 점검해 보자. 처음에는 쉽지 않을 것이다. 어렵지만 자기 평가를 통하여 수정할 때 논술 능력은 향상된다. 무엇보다 독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논술을 객관적으로 보는 안목이 중요하다. 이런 안목이 있어야 평소에 책을 읽을 때도 논제와 관련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박현동 경북 경산과학고 국어과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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