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채널(PP)이 특정 프로그램을 묶어 하루 종일 방송하는 ‘○○데이’ 편성이 붐을 이루고 있다. <프리즌브레이크> 등 인기 ‘미드’(미국 드라마)부터 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에 이르기까지 채널사용사업자(PP)들이 이처럼 프로그램을 ‘한 무더기씩’ 쏟아 붓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프리즌브레이크>
가장 큰 이유는 종일편성이 채널차별화 및 홍보에 효과적이기 때문. 국내에서 ‘○○데이’ 편성의 원조로 볼 수 있는 것은 2004년 EBS가 시도한 제1회 국제다큐페스티벌. EBS는 방송계 안팎의 우려 속에서 전 세계의 품격 있는 다큐멘터리를 일주일 동안 하루 17시간씩 편성하는 모험을 감행, ‘수준 높은 공영방송’이라는 이미지를 다지는데 성공했다.
이후 종일편성은 PP의 브랜드인지도를 높이는 공식으로 자리잡았다.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은 지난해 9ㆍ11 테러 5주년을 맞아 ‘테러’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24시간 방송했다. ‘지구의 날’인 이달 22일에는 대자연의 변화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24시간 편성하면서 ‘다큐멘터리 대표채널’이라는 이미지를 심었다. 지난달 본격적인 방송을 시작한 신생 PP인 닉(Nick)도 어린이날인 다음달 5일 인기 애니메이션 <스폰지밥> 시리즈를 16시간 동안 종일편성을 하는 것을 채널 홍보전략으로 삼았다. 스폰지밥>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두 번째 이유는 종일편성의 상업적 가능성 때문. OCN 관계자는 “일반 편성보다 종일편성을 하는 날 프로그램 시청률이 높게 나온다”며 “광고주들도 이런 흐름에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일’이라는 편성전략 자체가 언론과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 관계자는 “‘○○데이’는 프로그램 자체의 시청률도 평소보다 높지만, 채널이 고정돼 있기 때문에 광고방송의 시청률도 본 프로그램과 비슷할 정도로 높다”고 밝혔다.
따라서 케이블TV 채널의 종일편성은 더욱 늘어날 전망. OCN 측은 “채널별로 1년에 킬러콘텐츠를 선정해 2, 3번 정도 종일편성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