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선박 ‘본디엡(borndiep)’이 활동을 재개한다.
본디엡은 낙태가 불법인 나라를 찾아가 공해상에서 낙태 시술을 합법적으로 해주는 선박 이름. 네덜란드 여성단체 ‘파도위의 여성들(Women on waves)’이 운용해온 본디엡이 정부의 공해 운항 허가로 곧 활동에 들어간다고 25일 더 타임스가 보도했다.
‘파도위의 여성들’은 벌써 아르헨티나 등 낙태를 금지하는 국가의 여성단체들로부터 방문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에선 현재 3개국이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본디엡은 이런 국가에서 원치 않는 임신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을 승선시킨 뒤 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공해상으로 나가 낙태시술을 해준다.
본디엡의 활동 재개로 과거와 같은 분쟁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본디엡은 2001년 아일랜드, 2003년 폴란드 등을 방문해 거센 낙태 논란을 일으켰다. 2004년에는 포르투갈 정부가 해군까지 동원해 본디엡을 영해 밖으로 ?아내면서 네덜란드와 외교갈등까지 초래했다.
네덜란드 보수정권은 본디엡이 가는 곳마다 분쟁을 초래하자 2004년 암스테르담 병원 반경 25km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해 사실상 운항을 금지시켰다. 그러나 지난 주 출범한 좌우연립정부는 본디엡이 네덜란드 국기를 달고 공해상에서 7주 이내의 임신부들에게 ‘낙태 약’을 처방하는 것을 허용했다. 네덜란드가 7주 이내 임신부의 낙태를 법으로 허용하는데 따른 것이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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