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는 몇 가지 재미있는 현상이 있다. 주초보다는 주말에 초과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주말 효과, 1월 한달 동안의 주가수익률이 연평균 수익률을 초과한다는 1월 효과, 그리고 월말의 주가 상승률이 월평균보다 높다는 월말 효과 등이 그것이다.
펀드투자에서 월말 효과는 대부분 직장인들의 급여일이 월말에 몰려있다는 데에서 비롯한다. 적금처럼 매월 불입하는 적립식 펀드가 대중화되면서 월말에 본격적으로 펀드에 유입되는 금액이 증가해 펀드를 운용하는 기관에서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수할 수 있어서 주가가 올라가며 수익률도 자연 좋아진다고 믿는 투자 심리이다.
이러한 월말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자들 사이에 아직도 남아 있는 듯하다. 적립식 펀드 상담을 하다 보면 꼭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며칠에 자동이체를 해야 수익률이 가장 좋나요”라는 것이다.
한 증권사에서 2004년 3월부터 10월까지 납입일별 수익률을 조사해봤더니 6일에 납입한 펀드는 2.62%, 16일 5.46%, 26일 3.56%의 수익률이 나왔다고 보도된 후, 펀드 납입일을 20일 이후인 말일로 설정하는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그 후 주식매입자금이 월말에 쏠리기 때문에 월초에 주가가 하락하여 더 싼 가격에 펀드를 매수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다시 월초로 몰리기도 했다.
주가는 기본적으로 랜덤 워크(Random Walkㆍ일정한 원칙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무작위로 변동한다는 이론)하며,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이 모두 반영되는 기업과 국가의 얼굴과도 같은 것이다. 2006년 말 기준 펀드의 계좌 수는 753만개로 1,500만 가구의 절반이 펀드에 가입하고 있으며, 전체 펀드 판매액도 231조원에 달하는 국민 투자 상품이 되었다.
따라서 개별적인 이슈에 의한 이례적인 현상에 따라, 한두 번은 자동이체일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투자기간을 늘려 장기간의 수익률을 비교했을 때 납입일에 따르는 수익률 편차는 점차 줄어들게 된다.
펀드는 시간과의 싸움이며, 펀드투자의 백미는 환매 시기이다. 적립식 펀드는 당장 주가가 하락해 손실이 나더라도 환매시점에서 주가가 가입 당시의 주가보다 상승해 있다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서 가입시점보다는 환매시점이 수익률을 결정하는 더 중요한 요소이다.
명절이나 휴일, 교통이 번잡한 곳을 지날 때 교통방송에서 ‘0번 국도가 소통이 원활하니 00도로로 우회하기 바랍니다’라는 보도를 접하고 그 길로 들어서면 어느새 그곳도 주차장처럼 꽉 막혀있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적립식 펀드 납입일이 언제가 좋은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거침없이 대답한다. “급여지급일 후 가장 빠른 날짜로, 지금 당장 가입하세요.”
딸기아빠 김종석 우리투자증권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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