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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압수수색/ 법인카드로 정치인 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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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압수수색/ 법인카드로 정치인 접대?

입력
2007.04.25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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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익 대한의사협회 회장의 법인 카드가 정치인들 향응에 사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한국일보가 25일 단독 입수한 ‘의협 법인카드의 지난해 11월 이후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13건이 장 회장이 아닌 다른 사람의 서명으로 유흥주점에서 100만~310만원씩 결제된 것으로 밝혀졌다.

장 회장은 22일 의협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법인카드를 국회의원이나 보좌관에게 제공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이 카드가 실제로 정치권 인사 향응에 제공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2월13일 결제 내용이다. 카드 전표에는 서울 종로구 A요정에서 오후 2시59분 292만원이 결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간 장 회장은 청주에서 열린 충북지역 3개 의료단체의 ‘의료법 개악저지 공동궐기대회’에 참석했다.

21일 의사협회 정기 대의원총회 예ㆍ결산회의에서 한 대의원이 이 문제를 제기하자 장 회장은 “국회의원들이 보좌관하고 술을 먹는다고 해서 믿는 국회의원 보좌관한테 빌려줬다”고 답변했다.

장 회장은 “이 자리에서 공개 못할 일들도 있고 그런 거는 신뢰가 바탕이 안 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장 회장은 23일에는 기자를 만나 “보좌관 이름을 대라 했는데 그러면 나는 (회장) 일을 못한다. 이건 무덤까지 가져가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A요정은 70년이나 된 강북의 대표적인 고급 요정이다. 철저히 예약제로 운영하며 한복 입은 접대부가 손님 1명당 1명씩 시중을 든다. 이 업소를 이용했던 기업체 사장 S씨는 “1명당 이용 가격은 33만원, 2차까지 하면 25만원 안팎이 추가된다”고 말했다.

결제액 292만원 중 봉사료만 142만원이었다. 장 회장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국회의원과 보좌관들이 평일 대낮에 접대부와 함께 고급 술판을 벌였을 개연성이 높다. 이날 술자리를 함께 한 사람이 소수라면 1차 봉사료로는 지나치게 비용이 많다는 지적이 나올 법하다. A요정 관계자는 “사장(일명 새끼 마담)이 여럿이어서 누구에게 예약을 했는지 알지 못하며 그날 누가 이 곳을 찾았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법인카드 대필 서명이 정치권 인사 향응에만 쓰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유흥주점에서 술자리를 마쳤다고 보기에는 이른 시간인 오후 7시 48분 140만원을 결제한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의협의 일부 회원들은 “장 회장이 카드할인(카드깡)으로 공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안주가격이 1만원 안팎인 한 민속주점에서 지난해 11월24일 248만원을 사용한 것도 이런 의혹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장 회장은 “회원들이 이런 문제를 제기하기 전에는 카드깡이라는 단어조차 몰랐다. 카드깡을 하려면 자신이 해야 지 왜 다른 사람을 시키겠느냐”고 반박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강철원기자 strong@hk.co.kr정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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