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정부의 규제방향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조 회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를 내려달라는 질문에 "대통령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미흡하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기업들의 투자 부진에 대해 "평화로운 연못에 작은 돌이라도 던지면 물고기는 다 숨어버린다"며 "돈도 마찬가지여서 불확실성과 규제가 많아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만큼 기업이 신바람나게 활동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수도권 규제와 관련, "지방 분산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하나 첨단 대기업은 인력공급 문제 등으로 지방으로 가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규제 때문에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기업들의 해외이전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조 회장은 이어 "한미 FTA를 경제도약의 기회로 삼으려면 규제 및 노동환경이 외국과 국내가 같거나 국내가 더 유리해야 하며 규제도 글로벌 수준을 맞춰야 기업들이 해외로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회장은 순환출자 논란과 관련, "주주가 결정할 문제이며 법으로 규제해서는 안된다"며 "능력이 있는데 지분이 적다고 경영에서 배제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요타 자동차도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이 돼 있다"며 "외국에서는 이런 것을 규제를 하는 곳이 없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 "가격은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되고, 필요하다면 아파트 공급을 늘려야 하는데 원가공개는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킨다"며 "서민용 아파트는 정부에 공급의 의무가 있지만 나머지는 시장에 맡겨둬야 한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이밖에 대통령 선거와 정치자금 문제와 관련, "기업이 과거에 관행적으로 정치자금을 줬던 것은 잘못된 일이며, 앞으로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재계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고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