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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월드스타' 와타나베 켄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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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월드스타' 와타나베 켄 방한

입력
2007.04.24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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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비긴즈> <게이샤의 추억> 등으로 낯익은 일본배우 와타나베 켄(渡邊謙ㆍ48). <라스트 사무라이로> 로 2003년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도 올랐던 그가 <내일의 기억(明日の記憶)> (감독 츠츠미 유키히코)의 국내 개봉(5월 10일)을 앞두고 23일 한국을 찾았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월드스타’라는 타이틀과 달리 소탈하고 진지했다. 이번 방한에도 수행원 하나 없이 직접 비행기표를 끊고, 입국수속을 밟아 화제가 됐다. 그는 “자립한 사회인으로서 당연한 일”이라며 “다른 배우들이 과잉보호를 받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먼저 허리를 90도로 꺾어 기자들에게 인사한 그는 “영화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마음을 여러분들의 소중한 사람들에게도 전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쪽지에 적어 온 한국어를 힘겹게 읽었다.

<내일의 기억> 은 초로기치매를 앓는 49세의 남자와 그의 곁을 지키는 아내의 이야기. 정우성과 손예진이 주연해 흥행한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와 스토리 전개가 겹친다.

와타나베는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를 “훌륭한 영화”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 <내일의 기억> 은 드라마틱한 멜로가 아닌, 아픔을 안고도 어떻게든 살아가야 하는 중년부부의 일상에 초점을 맞춘 영화”라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그의 설명대로 <내일의 기억> 은 담백한 영화다. 첼로와 오보에 OST가 배경으로 깔리며 신파극의 상투성을 답습하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섬세하고 절제된 시선으로 알츠하이머병을 겪는 부부의 잔잔한 일상을 담았다.

장르에 상관 없이 코믹, 판타지, 반전이라는 조미료를 듬뿍 친 요즘 영화들과 다르다. 답이 뻔히 보이는 일차방정식 같지만, ‘드라마의 힘’만으로도 영화가 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한다.

와타나베는 “산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지 보여주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그가 이 영화의 주연을 맡고 제작까지 참여한 데에는 백혈병을 이겨 낸 그의 과거사가 큰 작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와타나베는 “영화를 찍으며 닫혀 있던 마음의 상자가 열리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자세한 내력을 묻자 “다음 기회에”라며 눈가에 깊은 주름을 만드는 웃음을 지었다.

2005년 말 한국계 배우 미나미 카호(43)와 재혼해 한국과 깊은 인연을 갖게 된 그는 “장모님은 1년에 한두 번 성묘하러 부산에 오신다”며 뒤늦게 한국을 찾은 것을 미안해 했다. 그는 송강호와 봉준호 등을 ‘뛰어난’ 영화인이라고 거명하면서 “한국의 영화인들과도 같이 일할 기회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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