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가를 따를 것인가, 기관투자가를 따를 것인가.’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 중인 주식시장에서 외국인과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이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은 어느 쪽 투자패턴을 따라야 할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24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4월 들어 2조6,513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국내 기관들은 2조5,777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투신권은 이 달 들어 2조9,487억원을 팔아 ‘대세 상승장에 대비한 적극 매수’를 추천하는 증권사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은행과 종금은 이 달에 각각 3,659억원, 865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운 반면 연기금은 3,778억원, 보험은 199억원, 증권은 4,257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투신권이 순매도한 상위 종목들은 삼성전자(5,973억원) 하이닉스(3,370억원) 현대자동차(2,524억원) 국민은행(1,828억원) 신한지주(1,611억원) SK텔레콤(1,244억원) 한국전력(1,240억원) 등 한국 증시의 대표주들이다. 이들은 기관의 매도 공세로 요즘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외국인은 삼성전자(9,247억원) 하이닉스(3,882억원) 대림산업(1,497억원) 신한지주(1,375억원) LG전자(1,166억원) 대우조선해양(1,098억원) 등 투신권이 매도한 종목을 주로 사들이고 있다.
투신권이 순매도에 나서는 이유는 환매 때문이다. 간접투자상품인 펀드에 돈을 넣었던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증시가 상승하자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해외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꾸준히 유출되고 있는 것도 투신권의 매도세를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신권의 순매도는 환매 요청에 따른 기계적 대응 전략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투신권이 순매도하는 종목들은 대부분 1분기 수익률이 저조한 종목들이 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기관들은 환매와 맞물려 수익률이 낮은 종목들을 중심으로 시차를 두고 팔아치우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증시의 급등에도 종목 선택 및 투자 전략을 놓고 고심하는 개인투자자들로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패턴을 예의 주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이나 기관들은 상대적으로 펀더멘털이 부실하거나 재료로 인해 변동성이 높아지는 종목에 대한 관심을 줄이고 있다”며 “개인투자자로서는 이들의 리스크 관리와 투자 전략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외국인과 기관을 따라 하기 위해선 이들이 동시에 순매수하는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1주일 동안 이들은 섬유, 의복, 유통, 화학, 건설, 제약, 증권, 보험 업종에서 동시 순매수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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