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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살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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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살의 공포’

입력
2007.04.24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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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뚱보의 나라로 바뀌고 있다.

유럽비만학회는 유럽이 세계 비만인구의 10~20%를, 과체중 인구는 무려 절반을 차지한다고 보고했다. 세계 65억 인구 가운데 과체중은 11억명, 비만은 3억1,20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럽 최고의 뚱보 국가는 영국 독일 그리스 키프러스 체코 슬로바키아 등이 꼽혔다. 주로 서부와 남부 유럽에 비만 인구가 많았다. 앞선 조사에서 독일은 성인 남자와 여자 중 75.4%와 58.9%가, 영국은 66.6%와 58.5%가 과체중 또는 비만이었다.

유럽의 비만인구 가운데 체질량지수(BMI)가 40이상인 극단적 비만자는 1,100만명이나 됐다. BMI는 키와 몸무게를 이용해 지방의 양을 측정하는 것으로 18.5~24.9가 정상이고 30이상일 때 비만으로 간주된다. 40이상은 극단적 비만으로 분류돼 관련 질병 발병률이 높아진다.

학회는 성인비만과 함께 매년 30만명 씩 늘고 있는 아동비만을 각국이 처한 새로운 골칫거리로 지적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의 7,500만 아동 가운데 과체중은 2,200만명, 비만은 500만명이나 된다.

남아 비만율은 스페인이 35%로 가장 높고, 몰타 그리스 포르투갈 영국이 29~31%를 나타냈다. 여아 비만은 포르투갈 스페인 등이 30%를 넘었다. 체코 프라하의 마틴 프라이드 찰스대학 교수는 “비만 아동의 80%는 성인이 돼도 비만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11년 전 이미 비만을 ‘신속히 치료해야 할 질병’으로 규정했던 유럽비만학회는 이번에는 비만이 사회적 위기와 직결된다고 경고수위를 높였다.

비만이 조기사망, 당뇨병 등 질병을 유발하는 문제를 넘어 생활과 노동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프라이드 교수는 “이런 추세로 비만이 진행되면 EU 일부 국가에서 심각한 노동력 부족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비만의 사회성에 주목해 ‘국민의 살을 빼자’며 지난해 ‘피트니스 장관’까지 만든 영국의 경우 그 사회적 비용이 연간 140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아동비만 등의 위험을 지적한 학회는 해법까지 제시하지는 못했다. 때문에 비만에 대한 의사들의 전문성 부족이 비만치료 어려움의 하나라는 비판도 나왔다.

학회 측은 “인간 평균 수명을 2년 단축시킬 만큼 건강의 최대 위험요인인 비만을 복합질병으로 간주해 치료법을 연구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유럽비만학회는 22일부터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전문가 2,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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