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세계 최대 원전시장인 중국의 제3세대 신형 원자력발전소 사업에 진출한다. 두산중공업은 24일 중국 상하이 홍차우영빈관에서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와 중국 첫 신형 원자력발전소인 저장(折江)성 산먼(三門)과 산둥(山東)성 하이양(海陽) 원전 1, 2호기에 핵심 기자재인 원자로 등을 공급하는 구매 의향서를 체결했다.
구매 의향서에 계약금액은 명시되지 않았지만 약 3억5,000만 달러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중공업과 웨스팅하우스는 구체적인 가격과 공급 범위는 추가 협상을 거쳐 올해 안에 최종 계약을 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신형 원전 모델(AP 1,000)의 핵심 기기인 증기발생기(4개), 원자로 용기(2개), 원자로 일체형 헤드집합체(2개) 등을 2012년 말까지 자체 기술로 제작해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으로 두산중공업은 세계 유수 경쟁사들을 제치고 향후 50조원으로 추정되는 중국 원전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 세계 발전용량의 80%를 차지하는 중국은 최근 국제 이산화탄소 규제 강화에 따라 원전을 통한 전력공급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2020년까지 총 50조원 규모인 1,000㎿급 31기의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웨스팅하우스가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AP1000 모델은 기존 구형 모델인 'OP'에 비해 안정성이 강화된 데다 에너지 효율성도 40% 이상 뛰어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남두 두산중공업 사장은 "웨스팅하우스와는 1970년대 초 우리나라에 영광 1,2호기를 건설하면서 기술을 이전 받아 좋은 협력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며 "이번 계약으로 중국과 미국 원전시장 진출에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이번 계약으로 중국 미국 등으로 원전 설비를 수출할 수 있는 고지를 확보함은 물론, 향후 한국형 표준 원전을 플랜트 형태로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의 웨스팅하우스는 프랑스의 아레바, 캐나다의 AECL, 러시아의 아톰스트로이엑스포트 등과 함께 원전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회사로, 2005년 일본 도시바에 54억 달러에 인수합병 됐다.
이 날 행사에는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 이남두 사장, 김종신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을 비롯해 중국 순친 중국원자력기구 주임(장관), 왕빙화 중국핵전기술공사 사장, 캉르신 중국핵전집단공사 사장 등 양국의 관계 고위 인사 60여명이 참석했다.
상하이=김 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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