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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지지율 조사 아전인수 해석…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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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지지율 조사 아전인수 해석… 왜?

입력
2007.04.24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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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은 23일 최근 이 전 시장 지지도가 추락했다고 보도한 언론기관을 상대로 정정보도를 요청키로 했다. “설문 방식이 달라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것을 비교해 시청자를 우롱한 잘못된 보도”라는 성토가 이날 아침 회의에서 쏟아졌다.

이날 박근혜 전 대표 캠프의 회의 주제도 여론조사였다. 최근 박 전 대표측의 자체 여론조사에서는 박 전 대표가 이 전 시장을 0.4%포인트(박 전 대표 30.6%, 이 전 시장 30.2%) 앞선 결과가 있었다. 그러나 캠프측에서는 여론조사 논란 등을 감안해 이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이날 회의에서는 “이참에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여론조사위원회 설치를 주내용으로 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제출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한나라당 대선주자 진영은 요즘 여론조사에 신경이 곤두 서 있다. 들쭉날쭉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아전인수식 해석이 난무한다. 조사기관과 대선주자간 결탁설까지 흘러나온다.

여론조사 결과가 조금씩 다른 이유는 조사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ARS(자동응답시스템)조사냐 전화 면접원 조사냐에 따라 다르다. 무응답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ARS 조사에선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간 지지도 격차가 비교적 작게 나타나지만 전화 면접원 조사의 경우 차이가 다소 커진다.

이 전 시장측 정두언 의원은 “ARS조사는 우리나라에서만 쓰이는 황당한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측 최경환 의원은 “당에서 공천할 때도 ARS 방식을 쓴다”고 반박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ARS조사보다 전화 면접 조사의 신뢰성이 높다”고 말한다. 하지만 ARS조사는 응답자의 충성도가 반영된다.

질문 내용도 변수다. 이 전 시장 지지도가 34.1%로 나온 YTN의 최근 여론조사가 대표적인 예다. “어느 후보가 대통령으로 적합한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이 전 시장 지지도는 40%를 넘지만 “오늘 선거를 한다면 누구를 찍겠느냐”고 질문하면 이 전 시장 지지도가 30%대 중반으로 빠진다.

박 전 대표측은 “미국에서도 누구를 찍겠느냐고 묻는다”며 YTN의 조사 방식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측은 “대선이 8개월이나 남았는데 누구를 찍을 것이냐고 묻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한귀영 실장은 “설문 방식을 다르게 한 뒤 그 조사 결과를 놓고 하락했다고 얘기해서는 안된다”며 “하지만 YTN의 여론조사는 이명박 지지도의 충성도가 낮다는 게 확인됐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양측 신경전이 팽팽하다 보니 여론조사를 둘러싼 여러 괴담도 정치권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모 여론조사 기관 회장은 경북 포항 출신으로 이 전 시장과 상당히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 기관의 여론조사에서는 대체로 두 주자간 격차가 컸다.

또 다른 여론조사 기관 대표는 특정 캠프의 참모 역할을 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특정 주자측이 여론조사 기관에 거액을 주고 여론조사를 담당토록 하면서 관리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희대 김민전 교수는 “대선주자 진영이 여론조사 결과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듯한 모습까지 보이고 있어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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