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목표는 개교 100주년이 되는 2018년까지 서울시립대를 국내 대학 상위 5위권 내에 포진시키는 것입니다.”
최근 재선에 성공, 5월1일부터 4년 임기를 다시 시작하는 이상범 서울시립대 총장은 의욕이 넘쳤다. 지난 4년에 이룬 ‘절반의 성공’의 나머지를 위해 향후 4년에 전력 투구하겠다는 각오다.
이 총장은 교수 교직원 등 학내 구성원들로부터 ‘일벌레’로 불린다. 해외출장 중에도 수시로 학교에 전화를 걸어 업무를 챙길 정도다. 손의영 기획발전처장은 “잠자는 시간만 빼놓고 오직 학교만 생각하는 스타일”이라고 귀띔했다.
대학가에서는 이 총장의 이런 남다른 집념이 잠자던 서울시립대를 흔들어 깨우는 동력이 됐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그가 2003년 5월 직선을 통해 총장이 된 이후 4년간 서울시립대는 양적ㆍ질적으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도시과학분야가 4년 연속 교육인적자원부가 선정한 특성화 우수 대학이 됐다. 건축학 교육과정은 국내 최초로 국제인증을 받았고, ‘두뇌한국(BK) 21’ 사업에는 무려 12개 사업팀이 뽑혔다.
이 총장은 “서울시립대 도시 분야 전공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고 수준”이라고 자평했다. 서울시립대에는 단과대인 도시과학대 외에 도시과학연구원, 도시과학대학원 등 학부와 연구소, 대학원에 이르는 전 과정이 설치되어 있다.
재정의 안정성을 구축한 부분도 돋보인다. 4년 전에 비해 학교 예산을 2배 이상 늘리는 데 성공했다. 기업체와 동문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학교 발전에 도움을 달라는 호소가 먹힌 탓인 지 발전기금을 130억원이나 유치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동문 숫자가 일반 사립대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은 실정을 고려하면 엄청난 액수”라고 말했다. 교육 및 연구 중심 학교를 지향하기 위해 강의동 등 시설물을 대폭 늘렸고, 학교 내 모든 건물에 학생 전용 라운지를 설치했다.
이 총장은 학교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특히 비중을 두고 있다고 했다. 서울 시내 상위 10위권 대학 진학 수준의 학생들이 시립대에 지원하고 있지만, 브랜드는 평가절하 되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학생들의 실력은 웬만한 사립대 수준을 훨씬 능가하는데도 대외적인 이미지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학교 브랜드 업그레이드’를 위해 그는 의학전문대학원(메디컬스쿨)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유치 등 2가지를 ‘히든카드’로 제시했다. 로스쿨은 서울시립대가 서울 지역에서 유일한 4년제 공립 대학이며, 도시 관련 전공이 강점인 만큼 설치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입장이다.
로스쿨이 사립대 중심으로 들어설 경우 실력은 있지만 가난한 학생은 진학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이 총장 생각이다. 그는 “메디컬스쿨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시립병원을 부속병원으로 활용하면 공공의료 서비스 확충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986년부터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해온 이 총장은 교무처장, 교수협의회 회장 등을 거쳤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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