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2년간 서울 뉴욕 런던 등 전세계 주요 도시에서 집값이 폭등한 가운데 북한 평양에도 부동산 열풍이 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단둥(丹東)의 한 북한 소식통은 24일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북한 내 고급주택들이 밀집해 있는 평양 대동강 주위의 아파트와 단독주택 가격이 50% 가까이 치솟았다”고 밝혔다.
심각한 경제난으로 주택 공급이 사실상 중단된 데다 외화벌이 등으로 돈을 번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고급주택에 대한 수요가 폭증한 탓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내 북한여행전문인 단둥중칭궈지(丹東中靑國際) 여행사 관계자는 “고위 당 간부나 외국에서 돈을 벌어온 ‘외화벌이 일꾼’들이 집을 사들이면서 가격이 무섭게 올라갔다”며 “당 간부나 귀국 해외 주재원들이 선호하는 고급주택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실제 평양 대동강 주변의 30평형대 고급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7,000달러(650만원) 안팎에서 올해 초 1만달러(930만원)까지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인들이 많이 드나드는 단둥 잉화(櫻花)호텔에서 만난 한 북한인은 “경제난으로 고급주택 공급이 사실상 중단돼 집값이 더 올라 갈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팽배하다”면서 “평양에서 돈 벌려면 집부터 사야 된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라고 말했다.
북한 소식통과 북한 주민들에 따르면 북한 내 주택 거래는 우리처럼 소유권을 매매하는 개념이 아니라 주거권을 사고 파는 개념이다. 북한 주택은 국가 소유로 돼 있어 소유권 이전은 불가능하다.
또 공식적인 주택 거래는 금지돼 있어 대부분 부유층 사이에서 음성적으로 매매가 이뤄진다. 주택 매매 때는 북한 원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중국의 위안화와 미국의 달러화가 통용된다. 현재 평양의 암달러 시장에서는 미화 1달러가 북한 주민의 한 달치 월급에 해당하는 3,000원에 교환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 당국이 공식적으로 부동산 거래를 허용한 것은 아니지만 국경 무역이나 외화벌이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고급주택의 주거권을 사고 파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평양 내 주택사정이 열악해 고급주택 값이 상승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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