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킴벌리는 친환경 경영을 교과서처럼 실천하는 회사다. 이 회사의 조직과 운용 체계, 사회공헌활동 등은 친환경 경영의 사전적ㆍ실천적 정의를 종합했다는 평이다. 기업활동의 전 과정에 걸쳐 환경성과를 반영함으로써 경제적 수익성과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1996년 문국현 사장이 환경방침을 선언한 이래 1,700여 전 직원이 이를 실천, 국내 최고의 친환경 기업으로 우뚝 섰다. 고객 만족과 사회 발전, 환경 보호를 표방하는 이 회사는 녹색소비자로부터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친환경이 경쟁력’이라는 진리는 유한킴벌리의 최근 5년 성과가 말해준다. 최근 5년간 유한킴벌리는 주력 제품에서 시장점유율이 5% 이상 상승했다. 순이익률은 10%가 넘는다. 또 사실상 부채가 없는 건전한 경영을 실천하고 있으며, 회사 이미지 등 무형의 가치는 재무성과 등 유형의 가치를 웃돌고 있다.
●환경경영의 이론을 실천
환경경영은 상생의 철학이 그 바탕이다. 여기에 지식ㆍ품질ㆍ윤리경영이 하나로 묶어진 시스템이 가동된다. 특히 모든 조직원들이 환경방침과 목표를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환경경영은 선언적 수준이 아니다. 제품의 개발ㆍ설계, 생산, 유통, 폐기까지 전 과정에 거쳐 환경성을 확보해야 하며 최종적으로 투명한 지속가능성보고서를 통해 이를 공개해야 한다.
펄프와 고지(古紙)를 주 원료로 사용하는 유한킴벌리는 반드시 지키고 있는 원칙이 있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열대림의 무단 훼손 등 부적절한 방법으로 만들어진 원료는 사용하지 않는다. 또 추가 비용이 들더라도 원료에서의 환경성을 고려하고 있다. 고지 재활용 과정에서 사용하는 물 또한 재활용을 극대화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유한킴벌리의 제품을 운송하는 모든 물류 차량에는 매연저감 장치가 부착돼 있으며, 첨단 재고관리 시스템을 통해 제품의 이동을 최소화한다. 이에 따라 에너지 절약과 물류비용 절감이라는 효과도 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기업의 환경적 성과를 포함한 경제적 성과 및 사회적 성과를 모두 포괄하고 있다.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프로세스, 성과에 대한 산출근거, 목표치에 대한 성과를 충실히 반영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회공헌활동도 으뜸
사회공헌 분야에서도 모델로 꼽힌다. 숲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1984년 시작한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은 회사의 상징이 됐다.
국유림 나무심기 활동으로 시작한 이 캠페인은 국유림 나무심기 및 숲 가꾸기, 학교 숲 만들기, 도시 숲 만들기와 아름다운 숲 보호활동으로 확대됐다.
최근에는 사막화 방지를 위한 연구와 몽골 중국 등에서의 조림, 북한 산림황폐지 복구를 위한 조림과 양묘장 조성활동 등 동북아시아를 푸르게 하는 일도 하고 있다.
2001년 돛을 올린 동북아 사막화 방지 조림활동은 최근 몽골 울란바토르 북쪽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민들의 숲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 매년 ‘신혼부부 나무심기’와 ‘청소년 자연환경체험교육’을 하고 있다.
환경보전과 문화발전, 평생학습과 자족친화와 같은 사회공헌활동은 유한킴벌리 전 사업장이 ‘환경친화기업’ 인증을 받고, 한국능률협회컨설팅 등으로부터 가장 존경 받는 기업으로 선정되는 원동력이다. 지난해에는 한국평가연구원(KRIMA)이 경영혁신과 윤리경영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꾸준히 높여 온 기업에 주는 ‘지속가능경영대상’을 받았다.
●새로운 환경기술 개발
국내 제일의 위생ㆍ건강용품 기업인 유한킴벌리는 2001년 디지털 텍스타일 프린팅(DTP) 기술을 통해 물을 사용하지 않는 날염공정을 선보였다. 실크나 면 등에 색상을 입히기 위한 날염공정은 폐수 등 큰 환경적 부하를 발생시킨다. DTP는 컴퓨터와 잉크를 연결해 폐수 발생을 무려 99% 절감하는 최신 기술이다.
유한킴벌리는 2005년 나노(분자의 10억분의 1) 잉크를 개발, 가장 선명한 색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기술로 만든 옷감을 디자인해 패션 쇼를 개최한 앙드레 김은 “이 기술이 없었다면 감명 깊은 패션 쇼를 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국현 사장은 “창업 이래 지속가능한 사회가 되기 위해 기업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 왔다”면서 “생명과 인간존중을 바탕으로 후대에 지속가능한 사회를 물려주는 기업으로 거듭 나겠다”고 말했다.
송두영 기자 dysong@hk.co.kr
■ 환경 칼럼/ 생태학 연구 환경재앙 탈출구
지난 겨울은 정말 겨울 같지 않았다. 이례적으로 따뜻했던 겨울 덕택에 언론 매체들이 드디어 지구온난화 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우리 학자들은 벌써 오랜 전부터 이 문제를 경고해왔다. 이제는 정부가 팔을 걷어 부칠 때가 됐다.
나는 금년 내내 우리 강산이 심각한 병충해에 시달릴 것이라고 예측한다. 혹독한 겨울은 단지 우리들을 추위에 떨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 이 땅에서 겨울을 나며 다음 해를 노리는 많은 병원균과 해충들을 제거하는 것이 추운 겨울의 임무다. 무서운 속도로 북상해 드디어 서울에 입성한 재선충도 지구온난화와 무관하지 않다.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불러올 지구온난화의 영향은 가히 혁명적일 것이다. 이산화탄소(CO2)와 같은 온실가스로 인해 일어날 기후 변화에 관해서는 선진국의 과학자들이 여러 가지 연구를 하고 있다. 하지만 기후 변화의 영향은 지역에 따라 독특하게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한반도의 지구온난화는 우리 스스로 연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 다른 많은 분야에서 늘 그래왔듯 또다시 기초과학적인 연구는 대충 생략한 채 다짜고짜로 기술만 개발하려 하고 있다. 튼튼한 과학적 기반 없이 개발하는 기술은 성공 확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생태계처럼 복잡한 시스템을 다루는 기술은 제조업보다 훨씬 더 체계적인 과학 지식을 요구한다.
2002년 한국생태학회는 세계생태학대회를 우리나라에 유치했다. 그 때 기조강연자의 한 사람인 미국 록펠러 대학의 석학 조얼 코언 교수는 생태학이 우리 인류를 환경 위기로부터 구원해줄 것인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생태학 혼자 모든 걸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생태학을 빼고는 그 어떤 학문도 우리를 구원해주지 못할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우리 생태계의 변화를 관찰하고 모니터링하는 기초생태학적 연구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나는 이 같은 환경 문제와 그에 관련된 삶의 질 문제를 보다 통섭적으로 교육하고 연구하기 위해 금년 봄학기부터 이화여대에 에코과학부라는 대학원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다행히 우리 환경부도 일찍이 이런 필요를 인식해 2003년부터 국가장기생태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모두 10년에 걸쳐 추진하는 이 프로젝트에서는 우리나라 육상, 담수, 연안 생태계는 물론 기후 변화에 따른 특정 동물들의 행동 적응에 관해 폭 넓은 연구를 하고 있다. 금년부터 2단계에 돌입하는 이 프로젝트는 현재 전국에서 거의 200명의 생태학 관련 교수와 연구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대규모 사업이다.
사업의 규모와는 달리 현재 너무나 적은 예산 때문에 충분한 기초자료를 축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듭 강조하건대 과학만이 우리를 환경재앙으로부터 구원해줄 수 있다. 적절한 시기에 잘 시작한 이 프로젝트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한다.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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