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불법자금을 제공했다는 장동익 대한의사협회장의 발언으로 의정(醫政) 커넥션에 대한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특히 검찰이 의사협회의 로비 의혹에 대해 수사 착수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대선을 앞둔 정가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24일 "야당의 중진의원들이 관련된 민감한 사안인 만큼 바로 수사 하기는 어려운 입장이지만 관련자들의 고발이 있으면 수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변재진 보건복지부 차관은 장 회장의 발언록(본보 24일자 1ㆍ3면 보도)에서 "복지부 간부들에게 골프 접대를 하고 거마비도 주었다"고 밝힌 것과 관련, 사실 관계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4명 등 의원 5명이 22일 의사협회 정기대의원 총회에 참석해 의료계 지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금품로비 의혹 파문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발언록에서 장 회장이 현찰 1,000만원을 줬다고 지목한 한나라당 A의원은 총회에서 "의료법 개정에 도움이 못 돼 미안하다"며 "연말정산 간소화 방식과 관련 소득세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B의원은 "의사들이 여러 가지 법 개정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의료법 등에 대한 의사협회의 대응에 간접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열린우리당 C의원은 "의료법은 관련단체의 입장을 적극 반영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발언록에서 "C의원은 지역구를 여섯 차례 찾아가 사석에서는 내게 형님이라 부른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D의원은 "어려운 때 보건복지위에 있지도 못해 송구스럽다"고 했다. 장 회장이 "의사에 한이 많은 사람"이라고 표현한 열린우리당 E의원은 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발언록에서 거명된 A의원을 비롯한 복지위 의원 7명은 불법자금 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A의원측은 "장 회장이 아마 회원들이 낸 합법적 후원금을 모두 모아보니 1,000만원 정도 되자 이를 자신이 현금으로 건넨 것처럼 말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6명의 의원도 "해명할 것도 없다"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장동익 회장은 파문이 확산되자 해명서를 내고 "A의원에게 1,000만원을 현찰로 주었다는 것은 실수이며, 후원을 빠뜨리고 현찰로 주었다고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장 회장은 또 "매월 200만원씩 의원 3명에게 현찰을 주었다는 말은 회장이 무능하다는 편견을 없애기 위해 회원들이 듣기 좋게끔 표현한 것"이라며 "국회 실무자들과 100만~200만원이 소요되는 식사를 한 것이 과장됐다"고 해명했다.
● 장동익 의협회장 사의
한편, 장 회장은 발언록 파문과 관련, 사퇴 의사를 밝힌 뒤 "내부적으로 정리할 것이 있는 만큼 30일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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