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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 평행우주(Parallel Worlds)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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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 평행우주(Parallel Worlds) 上

입력
2007.04.23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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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우주론서 조우한 또 다른 우주 속의 나

영화 <백 투 더 퓨처> 에서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하고 돌아온 주인공은 시간여행 전과는 전혀 다른 가정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모습으로 영화 속에 등장하는 박사님은 “과거로 시간여행을 갔을 당시 새로운 우주를 탄생시켜 새로 탄생한 우주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똑 같은 부모와 자신이 있지만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우주들이 나란히 존재한다는 상상인 셈이다. 이것이 공상과학이 아닌 현대의 물리학과 우주론에서 어떻게 연구되고 있는지를 알고 싶다면 <평행우주(parallel worlds)> (김영사 발행)를 펼쳐보라.

우주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태양계, 태양계가 속한 은하수는 물론, 이웃한 안드로메다 은하와 저 멀리 아득하게 보이는 퀘이사 등을 모두 포함한다. 우리의 우주가 어떻게 탄생했고 어떤 운명을 갖고 있는지는 여전히 똑 떨어진 답이 나와있지 않다.

그런데 이 우주마저 유일한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다중우주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물리학자들의 생각이다. 이러한 다중우주에 대한 생각은 우주의 기원을 이론적으로 설명하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왔다.

다중우주론이 처음 싹튼 것은 인플레이션 이론에서 나타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였다. 인플레이션 이론은 빅뱅 이론의 다음 버전쯤으로 볼 수 있는데 우주가 탄생 초기에 빛보다 빠른 속도로 10의50제곱 배나 커졌다는 것이다.

일반인의 생각으론 빅뱅이나 인플레이션이나 거기서 거기처럼 보이지만 물리학적으로는 관측된 사실 중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해 주는 중요한 아이디어였다. 그런데 이처럼 엄청난 팽창이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가를 설명해야 했다.

물리학자 안드레이 린데는 이를 위해 우주라는 것이 붕괴와 팽창의 연속이라고 가정했다. 즉 ‘우리 우주가 왜 하필 이렇게 생겼는가’가 아니라 ‘수없이 생기고 없어진 많은 우주들 가운데 하나가 우리 우주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우리의 물리법칙과는 다른 물리법칙이 통용되는 우주가 있을 수 있다. 핵력이 우리 우주만큼 강하지 못해 양성자나 중성자 같은 핵이 존재하지 못하고 뉴트리노와 전자가 가득한 불투명한 우주가 있을 수 있고, 이 우주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원소들이 존재하는 우주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다양성은 표준모델에서 받아들이고 있는 19개 상수들이 조금만 달려져도 가능한 것이다.

물론 이러한 논란을 옆에서 지켜보다 보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 따르게 마련이다. “다른 우주가 있다 한들, 과연 우리가 그 우주와 소통할 수 있거나 확인할 방법이나 있는 걸까?” 그 누구도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평행우주> 를 읽어보면 물리학자들이 이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 뉴욕시립대 물리학과 미치오 카쿠 석좌교수 지음, 박병철 옮김.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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