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익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23일 의협의 정치권 로비 사실이 드러난 데 대해 “강원도의사회 정기총회에서 국회와 유대 관계를 잘 하고 있느냐는 질문이 나와 답한 것이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장 회장은 이날 본보 기자와 만나 “딱히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의료법 등을 감안한 것은 아니고 우리 단체 관련 법안이 워낙 많다 보니 정치권과 우호를 다질 필요가 있다”며 “인간관계를 끈끈이 만들어야 국민 건강을 위한 우리의 올바른 주장이 법안에 반영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의협 산하 로비단체인 ‘한국의정회’의 활동에 비합법적 부분이 있었다는 점에 대해선 비교적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의정회 회비는 희망자에 한해 따로 걷는데 지난해 예산이 4억~5억원 정도였다”며 “이 중 80~90%는 공식 (정치)후원금으로 나가지만 나머지는 영수증 처리가 곤란한 곳에 쓰인다”고 시인했다.
그는 “의원 지역구에서 경로잔치가 벌어지거나 출판기념회 등이 있으면 비공식 지원금이 나가고, 국회에서 월급이 따로 나오지 않는 수습과 인턴 직원들을 위해 50만원, 100만원, 때로는 200만원을 비정기적으로 지원해 줬다”며 “국회의원이 체면이 있는데 직접 요청하지는 않고 비공식적으로 사무직원이 요청해 오면 사무실 운영에 조금 보태는 것”이라고 공개했다.
그는 이어 “복지위뿐 아니라 환경노동위, 재정경제위 등에서도 이런 요청이 온다”며 “많이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1년에 4,000만~5,000만원 정도 들어간다”고 실토했다. 그는 “이익단체 입장에서 (정치인이 부탁하면) 나 몰라라 야속하게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면서 “다른 이익단체들도 대부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라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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