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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참극/ 버지니아공대 수업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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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참극/ 버지니아공대 수업 재개

입력
2007.04.23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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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공대에 새로운 아침이 밝았다. 학교는 23일(현지시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총기난사 사건 발생 일주일 만에 교문을 다시 활짝 열고 수업을 재개했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수업 재개 첫날인 이날 학교를 찾은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이제 학교에 드리웠던 장막을 걷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다시 공부할 준비가 돼 있다”는 등의 대화를 나눴다.

“당분간 강의실에 들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친구들과 함께 하기 위해 왔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서로에 대한 위로와 치유, 고통을 나누려는 뜻을 담아 아무 말 없어 서로 포옹하는 학생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사건 발생 이후 집으로 돌아갔다가 처음으로 학교에 다시 나온 학생들은 참사 현장인 노리스홀(공학관) 앞에 마련된 추모소에 들러 묵념을 하다 눈물을 터뜨렸다.

수업이 공식 재개되기는 했지만 강의실에서는 실제 수업보다는 이번 참사와 남은 학사일정 등에 대한 토론이 주로 이뤄졌다. 학교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도 제시됐다.

학교 당국은 학생들에게 강의 복귀를 압박하지 않고 지금까지의 성적만으로 이번 학기의 학점을 부여하거나 벌칙이나 불이익 없이 이번 학기 수강을 포기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수업에 복귀한 학생들은 앞으로 방학 때까지 남은 20여일 동안 강의를 계속 들을 수 있다. 졸업식은 다음 달 10일로 예정돼 있다.

이 대학 한인 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이승우(35ㆍ관광학과 박사과정)씨는 전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방학까지 3주가 남았지만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한인 학생회는 상처가 빨리 치유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업재개에 앞서 학교측은 23일 오전 9시45분께 교내 운동장인 ‘드릴 필드(Drill Field)’에서 교수, 재학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희생자들에 대한 ‘침묵 추도식’을 가졌다.

추도식에서는 희생자 32명의 명복을 기리기 위해 대학 본부인 버러스홀 타워에서 32회 타종이 이뤄졌고 희생자 이름이 새겨진 풍선 32개가 하늘로 날려졌다. 추도식 끝에는 학교 상징색인 적갈색과 오렌지색으로 만든 풍선 1,000여개가 치유와 화합의 염원을 담아 운동장 상공을 수놓았다.

한편 이 대학 학생회는 전날 성명을 통해 “학교 정상화를 위해 그 동안 학교 내 상주했던 언론사 취재진은 23일 오전 5시까지 캠퍼스에서 철수해달라”고 요청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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