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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초대 대통령… 옐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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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초대 대통령… 옐친 사망

입력
2007.04.2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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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옐친 초대 러시아 대통령이 23일 76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크렘린의 알렉산드르 시미르노프 대변인은 이날 “옐친 전 대통령이 오늘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시미르노프 대변인은 사망 원인을 밝히지 않았지만 인테르 팍스 통신은 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옐친 전 대통령이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6면

옐친 전 대통령은 구 소련을 붕괴시키고 러시아에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도입하는 업적을 세웠다.

그는 특히 1991년 초대 러시아 대통령 당선직후 발생한 보수 강경파의 쿠데타에 맞서 쿠데타군의 탱크 위에 직접 뛰어올라가 온몸으로 체제 전복시도를 저지하면서 러시아 민주주의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그는 소련 붕괴와 민주 러시아 출범이란 걸출한 공로에도 불구하고 국민소득이 75%나 하락하고 영양상태 부족으로 인구가 200만명이나 줄어드는 등 무능과 실정으로 비판을 받았다. 그는 또 과도한 음주로 재임기간에도 심장질환을 앓는 등 건강 악화와 개혁작업의 부진, 1994~96년 체첸공화국과의 전쟁 패배, 98년 러시아 루블화 폭락에 따른 국채 모라토리엄 선언 등 경제위기로 통솔력을 급격히 상실했다.

이로 인해 2006년 3월 러시아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옐친 전 대통령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과 함께 1917년 사회주의 혁명 이후 가장 실패한 국가 지도자로 꼽히기도 했다.

옐친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기간에도 심장질환을 앓았으며 임기를 수개월 앞둔 1999년 12월31일 사임했다.

이후 총리였던 블라디미르 푸틴 현 대통령이 대통령 권한을 맡아오다 2000년 봄에 실시된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됐다.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은 “부인 나이나 여사 등 유족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하며 슬픔을 함께 느낀다”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도 “옐친 전 대통령은 역사적 인물”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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