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런던 웨스트엔드 나들이 비보이공연 ‘피크닉’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런던 웨스트엔드 나들이 비보이공연 ‘피크닉’

입력
2007.04.22 23:33
0 0

“정말 환상적이에요!(Very fantastic)”

20일 오후 7시 30분(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피콕 극장에 오른 비보이 공연 <피크닉> (영국 공연명 )에 대한 현지 관객의 반응은 한결같이 뜨거웠다. 한국의 대표적 비언어극 <점프> 의 제작사와 연출가가 의기투합해 제작한 <피크닉> 은 비보이 춤과 코미디를 결합한 신작이다.

19일 첫 공연한 이 작품은 공연 이틀째인 20일에도 1,000석 규모의 객석을 가득 채워 현지의 높은 기대감을 보여주었다. 피콕 극장은 세계적인 안무가 매튜 본의 <가위손> 을 초연한 곳이며 올해 2~4월에는 한국 작품 <점프> 를 공연하기도 했다. 한국 작품이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되는 것은 <피크닉> 이 처음이다.

<피크닉> 은 감옥에 갇힌 죄수 5명이 벌이는 좌충우돌 탈옥기다. 춤이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개인 만큼 출연 배우 모두 전문 비보이다. 탈옥수들이 경찰의 추적을 피해 병원과 성당으로 숨어 들면서 질병과 금욕에 억눌린 그 곳 사람들에게 자유를 전파하는 메신저가 된다는 내용인데 그 과정을 춤과 코미디로 표현한다.

연출가 백원길씨는 “춤 추는 비보이와 억압된 죄수들이 공통적으로 갈망하는 것이 자유라는 점에 착안했다”며 “외국 관객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코미디로 풀어냈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현란한 춤 솜씨를 발휘하는데 그치지 않고, 작은 움직임에도 감정을 담아내려 노력했다. 책 모양으로 제작된 무대는 장면이 전환할 때마다 책장을 넘기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극 중간에 다큐멘터리 영상과 마임을 차용한 장면 역시 관객에게 깊은 인상과 웃음을 선사했다.

관객 브룩 스켓테드(24)씨는 “기술을 위주로 보여주는 비보이 춤을 코미디로 어떻게 풀어낼지 흥미로웠다”며 “극의 줄거리를 이해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레오 매튜(31)씨는 “인형을 이용해 죄수들의 탈옥 장면을 재미 있게 표현한 점과 배우들의 슬랩스틱 코미디가 인상에 남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극장을 찾은 관객 대부분은 영국에서 10주간 공연한 <점프> 를 보았거나 입 소문을 듣고 찾았다고 했다.

<피크닉> 에 대한 현지의 평가는 일단 좋은 편이다. 음향 시설의 미비로 공연이 10분 정도 지연됐고 일부 비보이의 연기에 세기(細技)가 부족한 것이 다소 아쉽지만, 수정 및 보완 작업을 거치면 <점프> 를 뛰어 넘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피크닉> 은 22일까지 영국 공연을 마치고 5월 26일~7월 22일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국내 관객에게 첫 선을 보인다. 8월에는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할 예정이다.

■ '피크닉' 초청한 스폴딩 피콕 극장장/ "힙합·코미디 환상 접목 인상적"

"힙합과 코미디라는, 영국인에게 익숙한 두 장르를 결합시킨 점에서 흥행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봅니다."

<피크닉> 을 초청, 영국 무대에 올린 알리스테어 스폴딩(52) 피콕 극장장은 "영국에서도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작품"이라며 <피크닉> 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근 <점프> 를 유치, 성공을 거둔 바 있는 그는 <점프> 제작진이 비보이 춤과 코미디를 접목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영국 초연을 제의했을 만큼 제작진에 대한 신뢰가 크다.

<피크닉> 은 19~22일 5회만 무대에 오르기 때문에 적극적인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20일 현재 65% 정도의 예매율을 기록, 피콕 극장에서 장기 공연하는 다른 작품과 비교해 손색 없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스폴딩 극장장은 "언어 문제 때문에 대사가 없는 비보이 공연에 주목했다"며 "영국 비보이는 춤 기술에만 신경을 쓰지만 한국의 비보이는 기술도 뛰어나고 춤을 코미디로 만드는 실험성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피크닉> 이 초연이기 때문에 내용상 일부 지루한 점이 있다"며 "보완 작업이 이뤄지면 내년쯤 장기 공연을 유치하고 싶다"고 말했다.

런던=김회경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