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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참극/ 조씨 추모석, 희생자들 것과 나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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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참극/ 조씨 추모석, 희생자들 것과 나란히

입력
2007.04.22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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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미워하지 않아. 도와주지 못해서 오히려 미안해.”

미국 버지니아공대 중앙 잔디밭. 둥글게 늘어선 키 작은 추모석들 사이로 ‘2007년 4월 16일.

조승희’라는 비문이 보인다. 버지니아공대의 상징석인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33개의 추모석 중 왼쪽 네 번째에 자리한 이 비석 앞엔 학생들이 가져 다 놓은 장미와 카네이션, 백합 등이 꽃무덤을 이루고 있다. 소형 성조기와 학교를 상징하는 작은 교기도 꽂혀 있고, 죽어서야 얻게 된 친구들의 애도의 편지도 놓여져 있다.

버지니아공대가 뭉클한 용서와 화해의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희생자 32명의 추모석과 나란히 범인 조씨의 추모석을 마련한 데 이어 헌화와 애도편지 등 추모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추모석 앞엔 이 대학 학생으로 보이는 로라라는 작성자가 쓴 “승희야, 나는 너를 미워하지 않아. 네가 아무런 도움과 안식을 찾지 못한 게 너무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 네 친구가 되어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편지와 함께 “조승희 가족에게 사랑을(To the family of Cho Seung Hui with love)”이라고 쓰인 메모가 놓여져 있다.

바버라라는 작성자는 학교 노트에 “네가 그렇게 절실히 필요로 했던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걸 알고 가슴이 아팠어. 머지않아 너의 가족이 평온을 찾고 치유될 수 있기를 바래. 하느님의 축복을”이라는 메모를 남겼다. 작성자 데이비드는 “내가 너 같은 사람을 만난다면 손을 내밀어 그의 삶을 좀 더 좋게 바꿀 수 있는 용기와 힘을 갖고 싶다”고 적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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