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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석 목사 "이젠 날 키워 준 가족에 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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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석 목사 "이젠 날 키워 준 가족에 보답"

입력
2007.04.22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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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시절 교회와 사회에서 제 역할을 열심히 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고마울 따름입니다"

다음달 1일로 44년의 목회 활동을 마치는 광주 무진교회 강신석(68) 목사는 22일 "건강하게 떠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은퇴를 앞둔 서운함을 고마움으로 대신했다.

강 목사는 "신자들은 70세를 채우고 은퇴할 것을 권유했지만 아쉬울 때 떠나는 것이 더욱 아름다운 일"이라며 "앞으로는 한 발 물러서서 조언자나 조력자의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고 밝혔다.

강 목사는 종교, 교육, 통일 등 사회 전반에 헌신한 광주지역 원로다. 목포 연동교회에 재직하던 그는 지난 1976년 유신반대 성명서를 낭독해 징역 3년형을 선고 받아 1년을 수감 뒤 특별사면 되었으나 곧바로 긴급조치 위반으로 4개월간 옥고를 치르는 고초를 겪었다. 이어 80년 5ㆍ18 민주화운동 당시에도 현상금이 걸린 수배자 생활 끝에 보안사에 체포돼 독방신세를 지기도 했다.

이 같은 모진 수난에도 강 목사가 균형감을 잃지 않은 것은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종교적인 신념 때문이었다. 강 목사는 "교회, 종교는 세상 속의 빛이자 양심역할을 해야 하며 잘못된 역사에 뛰어드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며 "5ㆍ18 명예회복 운동을 통해 전직 대통령들에게 역사의 심판을 받게 한 순간에는 그 동안 고생에 대한 보상을 받은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은퇴 후 여유를 갖고 쉬기도 하겠지만 아버지 탓에 감시대상이 되기도 했던 '나를 키워준' 자식들과 아내에게 그 동안 잃은 점수를 만회하고 싶다"는 그는 "통일분야 사회활동도 죽는 날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인데 젊은 사람들이 지금까지 잘 해왔던 것처럼 남은 과제를 잘 풀어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63년 전남 해남 송석교회에서 목회 활동을 시작한 강 목사는 광주 기독교연합회장, 광주YMCA이사장, 한국교회협의회 평화통일위원장, 한빛고 이사장, 조선대 이사장, 5ㆍ18 기념재단 이사장 등 다양한 활동을 했으며 현재 우리민족 서로돕기 광주ㆍ전남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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