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초등생 일기지도 어떻게/ '아무거나' 말고 글거리 가르쳐주세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초등생 일기지도 어떻게/ '아무거나' 말고 글거리 가르쳐주세요

입력
2007.04.22 23:35
0 0

일기를 잘 쓰는 아이는 뭐가 다를까.

우리 아이는 왜 일기 쓰기를 그저 ‘하기 귀찮은 숙제 가운데 하나’로만 생각하는 걸까. 초등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이런 고민을 한 두 번쯤 해 봤을 법하다.

일기쓰기,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지겹다고 생각하지 않고 매일 쓸 수 있을까. 이병흔 서울 신남성초등학교 교사(<엄마가 어떻게 일기 지도를 할까> 저자)는 이렇게 조언했다.

일기는 가르쳐야 한다

덮어 놓고 일기 쓰기를 지시하면 아이들은 정말 ‘아무거나’ 쓰게 된다. “오늘 있었던 일을 써야 한다”고 막연하게 얘기하는 것도 좋지 않다. 일기는 기본기가 다져질 때까지, 아이가 그 기본기를 응용하는 단계에 오를 때까지 자주 쓸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대화를 통해 글감을 끌어 내는 일도 중요하다. 수학 수업 시간에 ‘아라비아 숫자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배웠다면 일단 그 내용을 말로 설명하게 해 보고, 설명을 다시 일기장에 적어 보도록 한다. 인터넷이나 책에서 관련 내용을 찾아 덧붙이게 하는 것도 좋다.

만약 “쓸 게 없다”는 아이의 대답이 돌아오면, 책가방 속에 있는 물건의 이름을 써 보는 연습이라도 해 보자. “엄마가 사준 필통이 있네, 그 속에 연필이 3자루.

하나는 연필심이 다 닳았고….” 책가방 속에 공책, 가정통신문 등을 하나씩 열거하면서 일기에 적는다. 더 나아가 수식어 붙이는 연습도 해 본다. ‘지우개가 붙어 있는 무늬 없는 노란 내 연필’식이다.

일기를 ‘함께 읽는 잡지’로

일기 쓰기를 ‘잡지 만들기’라고 생각하고 아이와 함께 해 보자. 글로만 쓰는 일기, 도덕적인 내용의 일기, 자세한 글쓰기를 강조하는 일기는 내 아이가 매일 해 나가기 어렵다.

오히려 가벼운 잡지를 만든다는 생각을 갖게 하자. 일기라는 잡지 속에 사진, 그림, 다양한 글자체의 낙서 모음, TV에 비친 세상 이야기나 사건사고, 친구들의 이야기를 넣어 보자.

쓸 거리 때문에 고민할 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이 일기 쓰기를 멀리하는 가장 큰 이유는 늘 똑 같은 일상에서 쓸 거리가 마땅히 없다는 점이다.

일기가 반드시 ‘체험을 기록하는 글’이라는 고정 관념은 버리자. 이를 테면 ‘아침에 학교에 갔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학원에 갔다가 집에 와서 게임을 하다가 저녁을 먹었다’는 식은 곤란하다.

생각과 느낌을 충실히 넣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아이 입장에선 오늘 일과 어제 일이 별반 다를 게 없기에 늘 같은 내용만 쓰고 있는 것이다. 쓸거리는 학교생활에서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아침 자습 시간에 읽은 책에서 주인공에게 하고 싶은 말을 메모지에 써 일기장에 붙인다던지, 수학 시간에 못 푼 문제를 일기장에 써 풀어 보게 한다. 학교 생활에 대한 문답이 오늘 경험한 지적 활동이고 바로 일기의 재료가 된다.

<일기, 이렇게 써 보면 어떨까>

▦ 그림, 만화를 넣는다… 삶의 모습을 보여 주는 훌륭한 기록이 될 수 있다.

▦ 낱말로만 써 본다… 느낌만 간결하게 낱말로 적는 것도 나쁘지 않다.

▦ 사진을 붙인다… 특별한 경험이나 사건이 있다면 사진을 붙여 보자.

▦ 입장권을 붙인다… 여행이나 공연 관람 후에 남게 되는 '징표'를 버리지 말자.

▦ 잡지로부터 색다른 글자를 오려 붙인다… 일기 쓰기에 싫증을 느꼈을 때 시도해 보자.

▦ 대본처럼 쓴다… 대본처럼 등장인물을 내 세워 대화체로 써 본다.

박원기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