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만에 트렌드가 바뀌고 폐업률이 창업률 못지않게 높은 자영업 현실에서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 남는 이른바 ‘이코노믹 다위니즘’(경제적 적자생존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울 아현동에서 9,000원대 피자가게를 운영하는 이남용(57)씨는 적자생존의 대표적인 예다. 그의 점포는 비교적 무난한 입지에 안정된 매출을 올렸으나 부근에 5,000원대 가격파괴 피자 가게가 확산되면서 매출이 급강하했다.
이씨의 선택은 가격대는 경쟁업소와 동일하게 하되 100% 우리 쌀로 만든 피자전문점으로의 전환이었다. 배달은 10판 이상만 하고 그 이하는 테이크아웃 판매만 했다. 전환 후 매출액은 1일 120만~150만원선.
창업 후 연착륙을 했더라도 외부 환경 변화는 호시탐탐 사업자들을 위협한다. 이 때문에 주기적으로 환경 변화를 점검해 위기에 조기 대응하는 게 적자생존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
매출부진으로 고민하던 정모(45)씨는 지난해 외식업 창업아카데미에 등록했다. 오전부터 밤 늦게까지 장사를 하는 처지라 교육을 받는 게 쉽지 않았지만 정씨는 강의를 통해 저가형 장어사업을 알게 됐다.
장어를 이용한 메뉴가 구이를 비롯해 탕수육 볶음 스테이크 등 다양하다는 걸 알고 업종 전환을 했다. 만약 창업교육을 받지 않았다면 업종 전환할 자금조차 없는 상태에서 폐업해야 했을 것이다.
적자생존의 첫 단추는 ‘두드리면 열리고 구하면 얻는다’는 말처럼 작든 크든 행동하는 것이다. 먼저 신문, 정기간행물, 인근업소 벤치마킹, 유사상권 탐방, 거래선 등을 통해 끊임없이 환경변화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매출동향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도 중요하다. 매출은 고객 만족도나 환경 변화의 신호다. 매출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원인을 파악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다. 일시적인 매출 하락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만, 목표매출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경험이 능사는 아니다. 주기적 재충전을 위해 각종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무료 창업상담소와도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최소한 1년에 2번은 간판청소, 2~3년에 한번은 시설 리모델링, 계절별 또는 연간 1, 2회 정도 신상품을 추가하고 상품을 구조 조정하는 것도 필수다.
매순간 고객도 변하고 경쟁자도 변한다. 지금 장사를 잘하는 점포가 살아 남는 게 아니라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의 동향에 잘 적응해서 변신하는 점포만이 살아 남는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www.changupx.com)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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