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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참극/ 이젠 치유를 향해… 렛츠 고 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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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참극/ 이젠 치유를 향해… 렛츠 고 호키!

입력
2007.04.22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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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열과 통곡 속에서도 그들은 외쳤다. “렛츠 고 호키!(Let's Go Hokieㆍ미국 버지니아공대 응원구호)”라고.

최악의 총기 참사사건으로 충격에 빠진 버지니아공대가 슬픔과 고통을 추스르며 학교 정상화에 나섰다. 버지니아공대는 23일 오전(현지시간) 교내 중앙 잔디밭인 드릴 필드에서 희생자들을 위한 대규모 침묵 추도식을 가진 뒤 수업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학교측은 교수, 재학생 등이 참석하는 추도식에서 희생자 32명의 명복을 기리는 타종32회와 함께 학교 상징색인 적갈색과 오렌지색 풍선 1,000개를 하늘로 날릴 예정이다. 추도식에 이은 수업은 학교측과 학생들이 이번 참사의 수습방안과 남은 학사일정 등에 대해 다양한 토론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학교측은 충격에 빠진 학생들이 성적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느슨한 채점 시스템을 활용, 원하는 학생은 사건 발생일인 16일 이전 제출된 과제로도 학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5월 졸업식에서 희생자 전원에게 사후 졸업장을 수여키로 했다.

찰스 W 스티거 총장은 “지난 일주일동안 교수진과 교직원, 학생들이 흔들리지 않고 단합된 모습을 보여준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젠 우리 모두가 미래를 위해 치유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학교측은 교내 정상화를 위해 그동안 동문회관에 마련해왔던 미디어센터도 22일자로 폐쇄했다.

그러나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려는 추모행렬은 주말까지도 그칠 줄을 몰랐다. 특히 버지니아주가 ‘참사 애도의 날’로 선포한 20일에는 정오를 기해 미국 전역에 조종이 울려 퍼지며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추모행사가 일제히 열렸다.

버지니아공대 캠퍼스에선 학생, 동문, 지역주민 등 1,000여명의 추모객이 희생자 32명의 이름이 새겨진 주황색과 적갈색의 풍선이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모습을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지켜봤다.

학교 상징색으로 된 티셔츠를 입고 나온 동문들은 곳곳에 마련된 대형 판지 위에 “호키(Hokieㆍ버지니아공대의 상징)는 하나다. 우리는 영원히 당신들을 기억할 것” 등의 애도문을 남겼다. 아픔을 떨치고 다시 일어서자는 의미에서 “렛츠 고 호키”를 외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희생자가 많은 페어팩스 카운티는 일반 추모객을 위해 로빈슨 중학교에서 추모 집회가 열렸으며, 리스버그의 성요한 성당, 레이크 리지의 성 엘리자베스 앤 세튼 성당, 스프링필드의 그리스도의 교회 등에서도 이날 저녁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미사와 예배가 열렸다.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청은 각 가정에 통지문을 보내 학생들이 주황색과 적갈색옷을 입고 등교, 추모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버지니아주뿐 아니라 미 전역에서도 추모 행사가 이어졌다.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DC의 국립대성당을 비롯해 전국의 성당 및 교회들이 추모 의식을 치렀으며, 한인사회도 각급 학교와 성당, 교회를 중심으로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고 유족들의 슬픔을 함께 나누는 추모 행사를 가졌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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