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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하락, 바닥이 안보인다

입력
2007.04.22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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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ㆍ달러 환율이 소리 없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초 950원까지 올랐던 원ㆍ달러 환율은 한달 보름 남짓 동안 하루 1~2원씩 점진적으로 하락해 어느덧 920원대까지 떨어졌다. 아시아 통화의 전반적 강세와 더불어 FTA 체결 후 외국인 자금의 꾸준한 증시 유입 때문이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927.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올 1월 3일 926.10원 이후 석 달 남짓 만의 최저 수준이다.

지난달 6일 중국 증시가 휘청거리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950원을 찍은 후 줄곧 완만한 하락세를 거듭해 19일 930원 선도 무너졌다.

이 같은 하락세는 직접적으로는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다 FTA 협상 타결 후 외국인자금이 국내 증시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FTA 협상이 타결된 다음날인 이 달 3일부터 20일까지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순매수 규모가 2조2,500억원(약 26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달러화 약세와 아시아통화 강세도 지속적인 환율 하락의 요인이다. 미국 경제지표 부진으로 인해 미국 금리인하 가능성이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등 아시아 시장으로는 자금이 계속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을 흔들었던 엔 캐리 트레이드의 급격한 청산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분석되면서 지난달 환율 상승은 ‘일시적 이벤트’로 그쳤다.

우리선물 신진호 연구원은 “FTA 효과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증시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외국인 자본 유입도 많아져 환율이 지난해 저점인 913.80원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긴축이나 일본의 금리 인상 등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가시화될 경우 아시아 증시의 폭락 및 환율 급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환은행 구길모 차장은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업체에 부담이 되긴 하지만, 환율이 급등하는 경우는 우리에게 안 좋은 일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며 “당분간은 환율 급등보다는 환율 하락 국면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에 적응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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