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같은 대참사에 몸을 떨어야 했던 버지니아공대가 평온을 찾아 가고 있다. 대학 신문 칼리지에이트 타임스는 19일자 신문에서 한국인 재학생 3명이 추모장에서 애도하는 장면과 함께 ‘이제 아품을 치유하자(Beginning to heal)’는 기사를 1면 톱으로 올렸다. 아픔을 딛고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메시지였다.
19일(현지시간) 버지니아공대 교정에 설치된 추모장에는 떠난 이의 넋을 달래기 위해 추모객들이 가져놓은 꽃과 촛불로 그득했다.
주변에는 버지니아공대 총기참사 범인 조승희씨를 포함한 사망자 33명을 기리는 추모의 돌이 반원을 그리며 놓여져 있었다. 장미꽃 한 송이와 실로 멘 구슬꾸러미가 두 개씩 희생자의 돌 위에 올려져 있었다. 또한 버지니아공대 곳곳에 설치된 추모게시판에는 가슴 따뜻한 추모의 글들로 채워졌다.
그러나 서서히 줄기 시작하던 추모객의 발길은 이날부터 뜸해졌다. 프레스 센터 주변을 가득 메웠던 보도진들은 아침부터 빠져나가기 시작했으며 오후 4시에는 대학 내 프레스센터에서 마지막 정례 브리핑이 열렸다.
대학 측은 “일요일까지 프레스센터를 운영하지만 정례 브리핑은 없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다음주 월요일부터 수업이 시작된다고 발표했다.
이 학교 건축학과 엘렌 브라텐 명예교수는 불과 자신의 강의실과 50m 떨어진 곳에서 참사가 빚어진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요즘 젊은이들이 폭력적인 비디오게임과 영화에 심취한 사태를 일탈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월요일 수업이 재개되면 학생들에게 이번 학기를 몇 주 미리 끝낼지 스스로 선택토록 맡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슬픈 사태에도 불구하며 우리의 인생은 재개될 것이라며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버지니아공대가 자리잡은 블랙스버그 지역은 이번 참사로 기자들과 학부모들이 몰리면서 특수를 누리고 있다. 대학 인근의 할러데이 인, 컴포트 인 등 숙박업소들은 연일 객실이 가득 차면서 때아닌 성수기를 맞이하고 있다.
블랙스버그= 미주 한국일보 이창열 안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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