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지난 19일 부산 KTF와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 승리를 이끈 뒤 “우지원의 3쿼터 3점슛이 결정적이었다”며 ‘식스맨’ 우지원에게 공을 돌렸다.
유 감독의 말처럼 당초 이번 챔프전의 초점으로 관심이 모아졌던 양동근의 ‘파워’와 신기성의 ‘노련미’의 대결은 접전으로 끝났다. 양동근(13점 5리바운드 10어시스트)은 정규리그처럼 코트를 장악하며 크리스 윌리엄스와 호흡을 맞췄고, 신기성도 19점을 올리며 리딩 가드 구실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결국 KTF의 1차전 패배 원인은 용병 싸움에서 밀린 것과 모비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식스맨들이 부진했기 때문이었다. 모비스는 우지원이 3점슛 2개 포함 11점을 집중시키며 ‘주전급 식스맨’의 활약을 펼쳤고, 3쿼터에 투입된 김재훈도 승부의 분수령이 되던 상황에서 깨끗한 3점슛을 꽂아넣으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반면 KTF는 기대를 모았던 조성민이 17분19초를 뛰는 동안 3점슛 1개 밖에 넣지 못했고, 김희선과 황진원도 무득점에 그쳤다.
두 팀 모두 ‘벌떼농구’를 자랑했지만 1차전에서부터 명암이 크게 엇갈린 셈이다. 두 팀은 국내파와 외국인 선수간의 역할 분담과 상호 조화가 안정적일 뿐만 아니라, 주전과 벤치의 구분이 큰 의미가 없을 정도로 풍부하고 다재 다능한 식스맨층을 보유하고 있다. 화려한 스타플레이어를 보유한 팀들을 제치고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한 것은 ‘12인 로테이션’으로 통하는 풍부한 선수층과 그들을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두 감독의 현란한 용병술 덕분이었다.
1차전에서는 유 감독의 판정승으로 끝났지만 남은 챔프전도 ‘히든카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승패가 엇갈릴 공산이 크다. 모비스에는 1차전 승리의 주역인 우지원을 포함해 김학섭, 김재훈, 이창수, 김효범 등 든든한 ‘식스맨 군단’이 대기 중이고, KTF에도 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한 조성민, 김도수 외에 김희선, 이한권이 2차전 설욕을 벼르고 있다.
역대 챔피언 결정전의 최대 변수 역시 벤치 멤버의 깜짝 활약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단기전에서는 더욱 ‘6번째 선수’의 몫이 중요하다. ‘식스맨 시리즈’의 최후 승자는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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